#03 박웅현 [책은 도끼다] 리뷰
우연히 페이스북에서 하나의 동영상을 보았다. 어떤 대머리 아저씨가 강연하는 동영상이었다. 나폴레옹의 말을 인용했던 그의 이야기는 나의 머릿속에 강렬하게 맴돌았다. 이후 일상으로 돌아와 강렬했던 감동은 잠시 접어둔 채 지내고 있었다. 며칠 후 어머니께서 나에게 한 유튜브 동영상을 보여주셨다. 동영상 속 주인공은 성공하여 자신이 졸업한 대학교 입학식 강단에서 연설하는 동영상이었다. (내가 종종 '나는 성공해서 대학교 모교 강단에 올라서서 후배들 에게 나의 인생에 대하여 말해 줄 것이다'라고 어머니께 이야기했었다.) 쉽게 잊을 수 없는 비주얼, 전에 페이스북에서 봤던 대머리 아저씨였다. 짧은 5분의 동영상을 보고 마음 한켠이 벅찼다. 어쩜 저리 나의 공감을 살 수 있을까? 그의 강연 동영상을 더 찾아보고 결국 그가 쓴 책을 손에 펼치게 되었다. 그 책이 바로 [책을 도끼다]이다.
햇살과 나뭇잎의 아름다움 하나 보지 못해도 최고급 샴페인과 캐비어만 있으면 행복한 삶일까요? 행복은 순간에 있습니다.
기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감동받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지식이 많은 친구들보다, 감동을 잘 받는 친구들이 일을 더 잘합니다. 감동을 잘 받는다는 건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휘슬러가 안개를 그리기 전에는 런던에는 안개가 없었다.
떠나라 낯선 곳으로, 그대 하루하루의 낡은 반복으로부터.
거지가 질투하는 대상은 백만장자가 아니라 좀 더 형편이 나은 다른 거지다.
I think we should take it slow
Rest our heads upon the grass and listen to it grow
우리가 읽는 책이 우리 머리를 주먹으로 한 대 쳐서 우리를 잠에서 깨우지 않는다면, 도대체 왜 우리가 그 책을 읽는 거지?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려버리는 도끼가 아니면 안 되는 거야.
현재에 집중하자. 순간을 살아라.
이걸 깨달아야 해요.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거기 있다는 것.
모든 자살은 충동적이에요. 다만 개연성은 있어요. 미시적 우연이지만 거시적 필연인 것이죠. 미시적으로는 충동적인 것이지만 거시적으로 보면 늘 자살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겁니다.
뼈 빠지는 수고를 감당하는 나의 삶도 남이 보면 풍경이다.
예술을 한 번도 동경한 적 없는 자연
예술의 격조란 정확히 감상자의 수준과 자세만큼 올라간다.
행복은 지극히 사소하고 아주 작은 데서 찾아온다.
내가 존경하는 사촌 형이 한명 있다. 형은 영어를 한국어 말하듯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다. 형이 전에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영어보다 모국어가 중요하다. 모국어를 잘 습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에는 영어를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위로인 줄 알았다. 돌이켜보니 단순히 위로의 차원으로 말한 것은 아닌 것 같다.
나는 순간순간의 감정을 만끽하는 데 있어 '표현'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표현은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충분히 느끼도록 도와준다. 우리는 생각과 감정을 언어의 틀에 담는다. 우리의 머릿속에 들어있는 생각과 감정은 어휘력과 문장을 구사하는 논리를 통해 고스란히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다. 사람은 모국어를 통해서 언어 활동을 한다. 모국어를 능숙하게 할 줄 알아야 우리의 머릿 속 내용들이 세상으로 나올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형이 모국어가 중요하다는 주장에 동의한다.
인간은 자신의 욕망에 대하여 자신이 주인일 때 본연의 생명력을 얻는다. 기뻐해야 할 때는 기뻐할 줄 알고 슬퍼해야 할 때는 슬플 줄 알아야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에 대하여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사람들은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부류는 정말로 감정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자신의 감정이 무뎌져 버렸다. 그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돈을 주고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보기도 한다. 일상 속에서도 우리는 우리의 감정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 감정은 오로지 자신의 것이다. 자신이 느끼는 모든 감정은 남과 절대로 같을 수 없다. 세계와 공유되지 않는 자신 만의 감정을 느끼는 순간 우리는 인생에 있어 생명력을 얻을 수 있다.
두 번째 부류는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실제로는 자신 내면으로부터 나온 것이 아닌 경우이다. 정신 분석학자 라캉은 말했다. '사람들은 타인의 감정을 욕망한다.' 학교에서 공부를 잘하면 사람들이 칭찬을 한다. 칭찬을 받는 자신은 기분이 썩 나쁘지 않다. 아이는 공부를 열심히 하기 시작한다. 사람들이 느끼는 욕망은 주변 사회가 요구하는 것에 맞추어진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우리는 주변에 의해 생성된 욕망과 자신의 진실된 욕망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진정한 행복은 자신의 진실된 감정으로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 사람들은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정말로 자신의 내면으로부터 비롯되었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을 해봐야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qu7dfuEBl-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