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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서재 Part 1

시민의 교양

#17 채사장 [시민의 교양]

by 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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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역시 두 가지 모습을 띨 수 있다. 시장의 자유를 보장하는 소극적 자유의 정부와, 정부의 개입을 추구하는 적극적 자유의 정부로 말이다. 시민을 구성하는 두 주체인 자본가와 노동자는 그래서 지향하는 자유가 달라진다. 자본가인 시민이 추구하는 자유는 소극적 자유다. 작은 정부에 의한 세금 인하, 복지 축소가 이들에게 이익이기 때문이다. 반면 노동자인 시민이 추구하는 자유는 적극적 자유다. 큰 정부에 의한 세금 인상, 복지 확대가 이들의 이익을 보장해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유가 들어간 단어들인 자유주의, 신자유주의, 시장의 자유 등에는 작은 정부에 의한 소극적 자유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적극적 자유도 마찬가지다. 적극적 자유는 '평등' 혹은 '복지'라는 말로 대체되어 사용된다.
"그렇습니다. 타인의 시간과 노력으로 나의 부를 축적할 수 있는 거죠. 이게 자본주의 시스템의 본질입니다."
"그게 핵심입니다. 생산수단에 고용된 노동자는 자신의 삶을 노동하는 데 사용하지만, 생산수단을 소유한 자본가는 노동에서 자유로워집니다. 자신의 삶을 찾게 되는 거죠."
"노동의 신성함에 대한 강조는 사회 구성원들이 평등한 관계를 유지할 때만 의미가 있습니다. 생산수단을 소유한 자본가와 그렇지 못한 노동자가 있고, 이로 인해 불평등한 사회적 관계가 형성되어 있으며, 그래서 노동의 대가로 최소한의 삶만을 겨우 유지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다면, 그 사회에서 노동의 신성함을 이야기하는 것만큼 비열한 행위는 없습니다."
"한 명의 개인은 선택하게 됩니다. 두 가지 삶만이 가능하죠. 나를 바꾸는 삶 (자본주의 시스템을 인정하고 나를 그 시스템에 맞추는 사람), 세계를 바꾸는 삶 (자본주의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평균적인 성적으로 정당한 대우를 받고, 평균적인 소득으로도 인간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경제적 환경이 조성된 사회가 정상임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않은 사회에 책임을 묻지 않는다. 왜냐하면 경쟁이라는 형식을 거쳤기 때문이다. 우리는 공정한 경쟁이라면 그 결과는 정당하다고 믿는다. 경쟁 자체는 정당한데, 자신이 무능해서 경쟁에서 실패했다고 믿는 것이다. 이러한 믿음은 사회적 위선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정의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정의란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대우하는 것이다.
나의 세계관과 타인의 세계관이 다름을 이해해야 하는 것은 우리가 결코 소통하지 못할 것임을 깨닫기 위해서가 아니다. 반대로 소통을 시작하기 위해서다. 소통의 시작은 내가 타인의 세계관을 논박하지 못한다는 것을 인정할 때, 다시 말해서 타인이 나와는 정말로 다른 세계에 살고 있음을 인정할 때 비로소 시작될 수 있다.
시민이 민주주의 사회에서 투표를 한다는 것은 특정 정치인에게 권력을 양도하는 문제가 아니다. 투표는 정치인이 아니라 정당을 결정하는 행위이고, 정당을 결정한다는 것은 보수와 진보라는 방향성 선택을 의미한다. 그리고 보수와 진보의 방향성을 선택한다는 것은 세계의 선택을 의미한다. 정치적 정의 문제는 세계 선택의 문제로 귀결된다.
세계 : 시장의 자유를 보장하는 세계 / 정부의 개입을 강조하는 세계
세금 : 세금과 복지를 낮추는 세계 / 세금과 복지를 높이는 세계
국가 : 작은 정부를 추구하는 세계 / 큰 정부를 추구하는 세계
자유 : 소극적 자유 / 적극적 자유
직업 : 생산수단을 소유하는 자본가 / 생산수단을 소유하지 못한 노동자
교육 문제의 해결 방안 : 일자리 확대를 통한 시장 자유적인 방안 / 소득격차 완화를 정부 주도적인 방안
정의 : 수직적 정의관, 차등적인 분배를 추구 (보수) / 수평적 정의관, 평등한 분배를 추구 (진보)
시민은 떠나며 이렇게 말했다.

"저는 떠나지만 비서실장님은 지금처럼 계속 걸어가시길 바랍니다. 우리가 해야 하는 건 두 가지입니다. 나를 바꾸는 것과 세상을 바꾸는 것. 우선 나를 바꿔야 합니다. 나의 일에 열정을 쏟아붓고, 사람들과 경쟁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돌보면서 그렇게 건강하게 나아가야 합니다. 다음으로 세상을 바꿔야 합니다. 하나의 경제체제를 선택하고, 이를 반영하는 하나의 정당을 지지해야 합니다. 나의 이익을 대변해주는 정당을. 신문을 접고, 티브이를 끄고, 타인의 말에 휩쓸리지 말고, 나의 현실을 직시한 후에 정말 나에게 이익이 되는 세계가 무엇인지 현명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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