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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컹리 Mar 11. 2018

[블랙 팬서 Black Panther] 후기

#67 영화 [블랙 팬서 Black Panther] 후기


   우연히 [블랙 팬서 스코어 OST] 앨범을 들었다.  퀄리티가 웬만한 정규 앨범 급이었다. 히어로물 영화를 잘 챙겨 보지는 않지만, 이번에 [블랙 팬서]를 보게 되었다. 사람들은 보통 영화를 보고 OST를 즐겨 듣지만, 나는 OST를 먼저 듣고 영화를 보았다. 내가 들어본 OST 곡들이 영화 속 어느 장면에서 삽입되는지 유심히 지켜보면서 관람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앨범 수록곡들이 나오지 않아 서운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VwAnsAUYnw4

일단 노래를 틀고 보자. Jay Rock, Kendrick Lamar, Future, James Blake - King's Dead (앨범 수록곡)



   영화를 관람하고 영화관 밖을 나가는 데 머리 속에 영감들이 번뜩였다. 머리 속에 엉켜있는 아이디어를 기록하고 정리하고 싶었다. 그래서 글을 적는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블랙 팬서]는 주어진 준비물에 최선을 다한 영화였다.  






(스포 주의)


01. 히어로 '블랙 팬서'의 탄생에 대하여

먼저 블랙 팬서 캐릭터가 어떻게 탄생하였는지 생각해보자.


   [마블 코믹스(Marvel Comics)]는 새로운 히어로를 만들고자 했다. 기존에 없던 색다른 히어로가 필요하다. 나름 세계를 구하는 영웅들이기에 어벤저스 멤버들은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흑인 캐릭터를 넣는 게 멤버 구성에 균형이 맞지 싶다. 그럼 캐릭터의 성장 배경이 설정하자. 어린 시절 빈민촌 할렘에서 자랐다고 할까? 좀 더 큰 스케일이 필요하다. 인종의 차원까지 판을 키우자. 그럼 당연히 아프리카 대륙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우리가 다큐멘터리에서만 보던 기근에 허덕이는 아프리카 모습은 진부하다. 대중들에게 관심을 끌기 힘들다. 여기서 무언가 허구적 요소를 가미해야겠다. 나름 현대적인 상상력을 입혀 과학 선진 도시로 만들자. 허나 아프리카 대륙에 첨단 산업 도시는 비현실적이다. 개연성 있는 근본적인 설정이 필요하다. 상상의 광물 비브라늄을 만들어볼까? 아프리카 주된 산업 중 하나인 광물 산업으로 접근하면 관중들이 받아들이기 쉬울 듯하다. 아프리카 부족 사회에 맞추어 흑인 히어로는 그 나라의 군주로 설정하자. 결국은 여기서 주인공의 가치관은 그 나라의 세계관 하고는 떨어질 수 없게 된다.


   일차원적인 논리로 전개하였지만 블랙 팬서 캐릭터가 탄생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요소들이 상호 연관적으로 설정하였음을 염두에 두자.






02. 주인공 '티찰라'에 대하여


   감독은 영화 속에서 주인공을 통해 이야기를 전개한다. 허나 영화 속에서 주인공의 이야기가 평이하면 관중은 흥미를 잃기 쉽다. 그래서 감독은 변화를 준다. 변화를 주는 방식은 크게 2가지이다. 주인공이 자신이 변하거나 주변을 변화시킨다. 인물들과의 여러 사건들을 거치면서 자신의 가치관이 변하거나 주인공이 자신의 뚜렷한 신념으로 주변 환경을 변화시켜 간다. 우리는 변화 속에서 긴장감을 가지게 되어 영화에 집중한다.


   영화 [블랙 팬서]는 주인공 티찰라가 변화하는 과정을 중점적으로 담았다.  티찰라가 진정한 왕이 되어가는 과정이다. (엄밀히 말하면 히어로보다는 왕이 되어가는 과정이다.) 티찰라가 왕위에 오르는 과정에서는 비브라늄을 둘러싼 와칸다의 외교적 갈등과 아버지 선왕의 저지른 실수로 인한 갈등을 맞닥드린다. 이러한 갈등들을 해결하며 티찰라는 와칸다의 진정한 국왕, 그리고 히어로 블랙 팬서로 자리매김한다.


   그러나 감독은 여기서 하나를 더 추가하여야 한다. 블랙 팬서가 어벤저스 영화에 출연하기 위해서는 와칸다의 왕일뿐 아니라 마블 히어로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블랙팬서는 한 나라의 영웅을 뛰어넘고 세계로 진출하기 위한 명분이 필요하다.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에서 블랙 팬서가 아버지, 선왕에 대한 복수로 짧게 등장한다. 허나 어벤저스의 일원이 되기는 개연성이 부족한다. 개인적인 원한은 세계를 구할 영웅의 명분으로는 불충분하다.) 하지만 블랙팬서 캐릭터 설정상 '와칸다'라는 나라의 요소하고 떨어질 수가 없다. 따라서 나라의 외교적 갈등을 해결과 동시에 블랙팬서는 국제무대에 서게 된다.


[블랙 팬서]를 보면서 티찰라가 어떻게 와칸다의 왕이 되느냐 그리고 어떻게 어벤져스 히어로가 되느냐를 중점으로 보면 영화를 흥미롭게 볼 수 있을 것이다.





03.  악당 '에릭 킹몽거'에 대하여


   영화를 보다가 호기심이 생겼다.

   티찰라의 라이벌, '에릭 킹몽거'가 왕좌에 오르고 훗날 티찰라가 펼친 국제 구호 정책을 펼쳤다면 어땠을까? 사실 그러면 아무도 킬몽거의 왕의 자격에 대해 할 말이 없다. 그는 (와칸다의 전통에 있어) 정당한 방법으로 왕위에 올랐고 그를 왕위에서 내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러면 히어로 영화 [블랙 팬서]는 그렇게 끝나면 안 된다. 영웅 티찰라는 승리하여야 한다. 티찰라가 킬몽거를 내쫓아 왕좌를 되찾기 위해서 명분이 필요해진다. 결국에는 악당의 개인적인 자질 문제로 넘긴다. 그가 개인적 원한을 통제하지 못하고 복수의 화신으로 표현되기 시작한다. 결국은 일방적인 선과 악의 대결구도로 넘어간다. 일차원적인 대결 구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히어로 영화의 한계이다.


에릭 킹몽거, 그는 자기 스스로 죽을 명분을 만든다.



   티찰라가 선왕 티차카와 대화 장면에서는 중요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티찰라는 라이벌 '에릭 킬몽거'를 우리가 만든 괴물임을 인식하고 이를 언급한다. 우리는 사회의 범규를 어기는 범죄를 개인적인 문제로만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개인의 범죄에 대해 합리적인 처벌을 하되 사회적으로 특정한 한 개인이 이러한 행동을 하게 된 사회적 배경을 연구하여야 한다. 사회학적으로 개인이 범죄를 일으키게 된 잠재적인 문제의 요소가 무엇인지를 파악하여야 한다. 왜냐하면 인간은 환경에 영향을 받는 후천적이고 사회적인 생물이기 때문이다.








04. CIA '에버렛  로스'에 대하여


   나는 액션 영화를 볼 때 이상한 버릇이 있다. 저 캐릭터가 죽을지 안 죽을지 예상하면서 영화를 본다. CIA 요원로 나온 '에버렛 K. 로스'를 보면서도 내 버릇이 나타났다. 에버렛 로스는 이번 편에서 죽을 것 같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 캐릭터는 블랙 팬서를 외부 세계와 이어주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각자의 세계관을 지닌 마블 히어로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세계에 합류한다. 그러기 위해 연결 통로 역할을 하는 캐릭터 필요하다. 아스가르드 왕국의 토르를 지구 세계와 이어 주는 토르의 애인 제인 포스터가 있듯이 마찬가지로 [블랙 팬서]에서도 연결 통로 역할의 캐릭터가 필요하다. 대개 주인공의 애인이 그 역할을 하지만 블랙 팬서의 애인은 와칸다 부족 사회에 속한 인원이기에 역할에 있어 불충분하다. 그 역할을 보완하기 위해서 에버릿 로스는 블랙 팬서를 외부 세계에 연결해 줄 수 있는 중요한 인물이다. 그래서 이번 편에서 쉽게 죽을 거 같진 않았다. 








05. [어벤저스 Avengers] 와 [오버워치 Overwatch]



   국가 간의 외교적 갈등이나 분쟁이 일어날 때 이를 논의하는 세계적 기구 [UN]의 예를 많이 든다. [UN], [유네스코] 등 국가 간에 원만한 교류를 가져다주는 기구들은 많다. 허나 우리는 21세기를 지구를 하나의 사회적 집단으로 보는  지구촌 사회를 이야기하지만 하나로 통일된 국가로서의 세계적인 합법적 폭력을 다루는 기관은 없다. 글로벌 사회의 범주 내에서 세계를 대표하는 경찰이나 군대는 없다. 지금은 미국이 세계 민주주의 평화를 주장하며 제국주의적 위치에서 세계의 경찰을 할 뿐이다. [오버워치]와 [어벤저스]는 모두 히어로라는 이름으로 세계의 악을 처벌하는 허구적 요소들이다. 따라서 이 영웅들은 범국가적이어야 한다. 허나 우리는 [오버워치]를 만드는 [블리자드] 사와 [어벤저스]를 만드는 [마블 코믹스]가 어느 나라의 기업인지를  잊어서는 안 된다.








   [블랙 팬서] 영화가 극장에서 내려가기 전에 글을 완성하려고 했다.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글을 쓰지 못해 아쉽다. 다음에는 넉넉하게 시간을 잡고 글을 한번 써볼까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JQbjS0_ZfJ0

Kendrick Lamar, SZA - All The St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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