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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컹리 Mar 02. 2018

직업의 종말

#66 테일러 피어슨 [직업의 종말]


   <직업의 종말>은 오랜 시간 같이 지내온 단짝 친구 SJ가 추천해주었다. 이 책을 자기가 읽어보았더니 내가 생각난다며, 내가 읽어보았으면 한다며 추천해주었다. 처음에 제목만 봐서 미래에 직업이 어떻게 변화할 지에 대해 쓴 책인 줄 알았다.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면서 앞으로 어떤 직업들이 미래 기술로 대체되고 미래의 직업들은 어떤 양상으로 변화할지에 대해 쓴 책일 줄 알았다. 허나 읽어보니 창업에 관련된 책이었다. 글쓴이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결국 앞으로 직업이 종말이 될 것이고 창업의 시대가 도래한다는 것이었다. 속으로 생각했다. '이 친구가 정말 추천 잘 해주었네. 나에게 정말 알맞은 책이다.'  SJ 하고는 만날 때마다 무엇을 하며 살고 싶은지, 지금 꿈은 무엇인지 대해 이야기하는데 내가 창업에 관심 있는 것을 알고 추천해준 것이다. 정말 고맙다. 



http://tv.naver.com/v/1219300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 <박웅현> 편이다. 자신에게 알맞은 책을 고르는 방법을 알려준다. 




<직업의 종말>을 읽고 크게 떠오른 건 이 두 가지였다.


1. 창업에 대한 입문서가 출판될 만큼 창업의 파이가 커지고 창업에 대한 정보가 풍부해졌구나.

2. <직업의 종말> 이외에도 비즈니스에 관련된 책을 더욱 접하고 싶다. 실용적인 경제학 서적을 읽고 싶다. 


항상 좋은 책을 읽고 나면 다음에 궁금해지는 분야가 생긴다.





   뭔가 꿀팁(?) 같은 것을 소개하는 책은 앞에 서론은 읽을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서론은 작가가 이야기할 내용에 대해 독자들이 받아들이기 쉽게 준비시키도록 하는 과정이다. 이것에 대해 준비된 사람은 앞부분은 읽을 필요는 없다.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는 본론에 담겨있다. 처음에 너무 앞부분이 지루해서 책을 덮을까 고민했었다. 물론 뒤로 갈수록 매우 유익한 책임을 알게 되었다.

(<9등급 꼴찌, 1년 만에 통역사 된 비법> 이 책도 마찬가지였다.) 











   제약 요인은 어느 조직 체계는 말할 것도 없고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부터 경제가 돌아가는 과정에까지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골드랫의 프레임워크를 적용할 때 다음 3가지 근본 물음을 던져 봐야 한다.

1. 어떤 시스템인가?

2. 현재의 제약 요인은 무엇인가?

3. 제약 요인을 개선하기 위한 확실한 방법은 무엇인가?

   일단 시스템의 구성요소를 확인하고 제약 요인을 밝힐 수 있다면, 개선 방안을 찾는 일이 매우 수월해진다. 대개 일을 강하게 밀어 붙여야 한다는 생각이 맨  처음 떠오르지만, 어떤 목표를 향해 일을 추진할지 정하는 것이 더 가치 있는 일이다. "문제 해결에 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핵심 질문을 던지는 데 59분을 쓰겠다"는 유명한 격언이 있다. 시스템과 그 제약 요인을 파악해야 해법이 분명해진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팀 페리스는 자신의 저서 [4시간]에서 직장을 그만두려고 하는 사람들은 '부정적 시각화(negative visualizations)'를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스토아 철학에서 유래한 부정적 시각화는 중대한 결정 앞에서 앞으로 벌어지게 될 최악의 상황을 상상해 보는 것이다. 부정적 시각화를 통해 알 수 있는 근본적인 진실은 이것이다. 우리는 결과가 나빠서가 아니라 단지 결과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선택을 회피하곤 한다는 것이다.


   손실 회피 성향으로 익익보다 손실을 더 크게 느끼기 때문이다. 내기에 참여한 사람에게 "100달러를 잃은 상실감을 회복하려면 최소한 얼마나 이익을 얻어야 할까요?"라고 물으면 대개 200달러(손실의 두 배)라는 답이 돌아온다. 손실에 따른 고통은 이득을 보았을 때 보다 1.5~2.5배 더 크게 느껴지는 것으로 측정되었는데, 이는 사람들이 내기를 할 때 150~250퍼센트의 기대이익을 보려는 성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극단의 왕국에서 아무런 변화 없이 존재하는 비생물학적 시스템은 조용히 위험을 축적하고 있다. 맥스가 그의 직업 경력에서 막 직면한 일이 바로 그러한 사례다. 시장이 수정되지 않은 채 지속되면, 시간이 지날수록 바로잡아야 할 부분이 더욱 커진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경력과 사업이 가변성과 임의성이 없이 오랜 시간 지속되면, 축적되는 근원적인 위험의 양이 점점 더 커진다. 맥스가 회계사 직업을 잃은 이유는 기존 운영 체계에서 벗어나지 않고 새로운 체계를 세우는 데 필요한 역량을 쌓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선택 가능한 대안이 줄어드는 체계를 따르곤 했다.


   요약하자면, 이제는 인터넷과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창의성과 열정만 있으면 창업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20년 전에만 해도 소매점을 개업하려면 번창한 도심에 위치한 가게를 임대해야 했다. 이는 사업 자금을 지원해 줄 만한 넉넉한 집안에서 자랐거나, 그게 아니라면 은행에 손을 벌려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현재로 눈을 돌려 보면, 새로운 유형의 부동산 회사가 눈에 들어온다. 바로 구글과 같은 검색 사이트다.


   1984년에 열린 제1회 해커스 콘퍼런스에서 홀어서 카탈로그의 설립자 스튜어드 브랜드는 애플 공동 창업가 스티브 워즈니악에게 의미심장한 말을 건넸다.

"정보는 공짜가 되기를 바란다(Information wants to be free)."

이후 이 말은 현 시대를 상징하는 문구가 되었다.


   생산도구의 대중화가 이루어졌다는 것은 뭔가를 만드는 일이 수월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규 시장의 창출은 그러한 상품을 판매하는 사람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유통구조의 대중화가 실현되었다는 것은 유통망에 접근하기가 갈수록 수얼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자리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구직 시장이 점점 더 축소되고 있는 것과 달리 창업에는 접근하기가 점점 더 쉬워지고 있다.


   각 경제 전환기 초기에도 땅이나 공장, 지식에 투자하는 일은 꽤나 어려운 선택이었다. 산업경제에서 지식경제로 넘어가던 1900년대 초에 대학 입학을 고민하여 시간을 보내는 것은 그다지 좋은 모습으로 보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당장 일을 구해서 돈을 벌면 되지 대학 하위를 딸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자격주의는 20세기를 거치는 동안 지식에 대한 투자 경로를 따라 나타났다. 이는 우리가 대부분 따랐던 사회적 각본이자 분명한 길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학교에 가서 좋은 성적을 얻고 과외 활동까지 수행한 뒤 대학에 들어가 학점을 이수하고 구직 활동을 벌인다. 이는 1900년에 존재한 사람에게는 분명한 각본이 아니었다. 하지만 오늘날의 사람들에게는 확실한 사회적 각본이 되었다.

   기술적ㆍ구조적 변화로 인해 롱테일 시장이 부상하고 있는 오늘날의 현실에서 창업가정신을 구현하는 데 투자하게 하려면 그에 걸맞은 사회적 혁신이 동반되어야만 한다. 분명한 것은 인터넷과 기술의 발달 덕분에 기술적으로나 실질적으로나 창업이 한층 용이해지면서 100년 전 자격주의와 대학제도가 등장했던 것처럼 완전히 새로운 사회적 각본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서 꼭 기억해야 할 것은 단계별 접근법의 원리다. 야심만만하게 시장을 설정하고 계획을 추진하되 일단은 독립적이고 개별적인 아이디어와 기회를 가지고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그 기회를 활용하여 다음 프로젝트를 위한 기술과 인간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어느 하나 독특하지 않은 사업 모델이 없지만, 공통점을 찾자면 자본이나 공식적인 자격증명이 더 이상 각 사업 영역에서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창업가들이 필요로 하는 자원들은 모두 온라인에서 무료로 혹은 비교적 저렴하게 구매하여 시작하면 되고, 이후부터는 스스로 노력을 기울이면 된다.


   신석기 사회의 부상과 함께 노동은 피해야 할 저주 같은 것으로 보였다. 현존하는 가장 도래된 책 구약성서의 창세기 3장 19절을 보면 아담이 에덴동산에서 타락하자 신이 다음과 같이 노동과 죽음의 저주를 내리지 않았던가. "네가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얼굴에 땀이 흘러야 먹을 것을 먹으리니 네가 그것에서 취함을 입었음이라.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니라."


   경제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톰 소여 효과(Tom Sawyer Effect)'라고 부른다. 교훈은 간단하다. 사람들은 일을 하고 싶어 하지만, 억지로 하길 원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의무적인 노동은 지난 3000년 동안 일과 직업을 이루어 온 패러다임이었다. 이 패러다임 덕분에 경제적 한계가 극복되었고, 물질적 풍요가 증대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였다. 그로 인해 전반적인 삶의 질이 나아졌기 때문이다. 한 사회가 생존하는 데 필요한 일일뿐더러 개인들에게 가치 있는 거래이기 때문에 비효율적인 노동을 받아들인 것이다.


   자유와 의미는 이제 우리가 활용해야 할 잠재력이 되었다. 이 두 가지 핵심 가치를 노동에 투여할 수만 있다면 톰 소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게 된다. 마지못해 했던 일, 직업으로서의 일을 이제 스스로 선택하는 일로 전환하는 것이다. 노동은 더 이상 의무가 아니라 추구해야 하는 무언가가 되어야 한다. 또한 노동은 비효율적인 것이 아니라 삶에 통합된 가장 효율적인 일이 되어야 한다. 그 결과 노동의 질이 향상되고, 우리는 더 나은 일을 하며 살아갈 수 있게 된다. 다시 말하지만 자유와 의미는 부자가 된 후에 누리는 혜택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로 하여금 부를 쌓을 수 있게 도와주는 힘이다.


   그런데 돈을 한정된 자원으로 이해하는 방식은 산업화 이전 시대의 관념에 기인한다. 현대 사회에서 돈과 부가 흘러가는 형태에는 그다지 부합되지 않는다. 산업혁명과 더불어 인류는 부의 창출을 꾀했다. 말하자면 부를 확대하는 능력을 만들어 냈다.


   미국 같은 공화국에서 권력을 가진 사람은 누구일까? 자유를 가장 많이 누리는 사람은 누구일까? 유권자들이라고 답해야 맞는 걸까? 꼭 그렇지는 않다. 실제로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유권자들의 투표용지에 어떤 후보를 등장시킬지 결정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우리가 고르 옵션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런데 사실 우리는 대통령이나 주지사를 뽑는 선거에서 거의 무한하다고 할 만큼 많은 이념적 결정을 내릴 수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공화당 대 민주당이라는 전형적인 양자구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시민이자 유권자로서 우리가 바라보는 게 그 정도이기 때문이다. 요컨대 우리는 직접 설계하기보다 우리를 위해 설계된 옵션들로부터 고르는 역할을 수행한다. 가능성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비교적 극히 일부분에 불과한 것에 모든 관심을 집중하는 것이다.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그밖에 모든 이들의 의식을 구조화하기 때문이다. 군주 시대에 비한다면 공화국 시대의 권력이 훨씬 더 분산되어 있지만, 그렇다고 완전한 자유를 누리고 있는 것은 아닌 셈이다.


   창조성과 인센티브의 상호작용을 실험한 다른 연구에서도 한 화가는 이렇게 말했다. "늘 그런 건 아니지만, 다른 사람을 우해 그림을 그릴 때는 즐거운 일이라기보다 '작업'에 더 가까워질 때가 많아요. 나 자신을 위해 일할 때 순전한 창작의 기쁨이 느껴지고, 시간 가는 줄 모른 채 밤새 일할 수 있어요. 의뢰받은 작업을 할 때는 자꾸 나 자신을 억눌러야 돼요. 의로인이 원하는 대로 작업하려고 신경을 써야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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