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히

딱 '나'

by 이지선

괜히


한 잔 가득 미지근하게 담은 커피를 오전 내내 마신다

조금 아쉬워 오후에 한 번 더 달라고 하면 몇 모금뿐이다


우리 가족 넷은 4인분에 된장라면을 시킨다

꼭 고기 2인분을 더 시키면 고기가 맛이 없다


수학 학원 선생님한테서 전화가 오면

영어 학원 선생님한테 전화를 건다


환자의 궁금증에 따뜻하게 답한다

한마디 더 붙이면 잔소리가 된다


치자꽃을 좋아해 화분을 샀다

5개를 사니 한마디 듣는다


모두 괜한 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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