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을 뺏긴 하루, 아들의 변화

by 이지선

# 핸드폰을 뺏긴 하루, 아들의 변화


그 아이가 울었다. 핸드폰을 뺏기고 압수당한 지 하루 만에 어떤 깨달음을 억지로 찾은 것 같았다.[찾아야만 했겠지 ㅜㅜ]그 모습이 너무 가슴 아팠다. 큰아들을 안기는 게 쉽지 않은데, 어제는 세 번이나 안겨서 울었다.


어제 아이가 자기 마음을 솔직하게 얘기해줬다. 진로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었던 내용들을 하나둘 털어놓았다. 인문계 고등학교를 가서 공부를 잘할 자신감이 없어서 마이스터고를 가겠다고 하는 아들의 말이 아팠다.


아이가 어떤 부분에서 자신감을 잃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농구를 엄청 잘하고 농구에서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중학교 2학년 때 공부에 집중하라며 농구를 못하게 한 이후부터 달라졌다.


농구를 할 때는 농구만 하려고 했다. 여러 과목을 공부하면서도 공부를 잘하면 좋았을 텐데, 농구에만 몰두했다. 그래서 농구를 못하게 된 이후부터 자신감을 잃고 방황만 했던 것 같다.


지금은 클럽활동으로 농구를 하고 있다. 농구 이외에도 아이는 예체능을 다 잘한다. 노래를 잘하고 음악적인 재능도 있다. 이런 영역들을 찾아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 아이는 "뭐든 잘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고 한다. 사실 공부도 잘할 것 같다. 똑똑하다.


그런데 어제, 핸드폰 없이 지낸 하루 만에 아이가 결심을 했다. 3학년 2학기에 공부를 열심히 해보겠다고 했다. 울면서 말했다.


핸드폰을 뺏은 것이 옳은 선택이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 하루 동안 아이가 자신과 마주하고 꺽이고, 협상할 시간을 가졌고, 마음속 깊은 고민들을 꺼내어 말할 수 있었다. 평소에 안기는 것조차 어려워했던 큰아들이 세 번이나 안겨서 우는 모습을 보며, 아이 마음속에 얼마나 많은 것들이 쌓여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이제 중3 2학기. 아이의 새로운 시작을 지켜보며 응원해야겠다.


핸드폰이 참....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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