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세바시

by 수 윤

내 중학교 친구에게는 꿈이 있다.

바로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프로그램에 나가

사람들 앞에 서서 이야기하는 것.


"나는 세바시에 꼭 나갈 거야."

"왜?"

"그냥. 나가고 싶어. ㅈㄴ 멋있음."



나는 굳이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을 그리 좋아하진 않는다.

하지만 다수의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 이야기라고 하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닌

개인적 일화나 소소한 경험마저도

무대의 소재가 될 수 있다.



경험이 아무리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이제 스무 살을 넘긴 성인들이 얼마나 '큰' 경험을 가졌겠는가.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크고 작음의 정도는

누가 결정할까?

어떤 경험은 큰 경험이고 또 어떤 경험은 작은 경험일까.


모든 경험은 결코 작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가진 모든 경험은 소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소재를 가지고 누군가 앞에 서서 말을 한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대학교에 와서 여러 또래들의 강연을 들었다.

그들은 나보다 어렸지만 뚜렷한 목표를 가진 학생들이었고

단계별로 조금씩이나마 목표를 이뤄가는 사람들이었다.


꿈이 생겼다.

나도 언젠가 많은 사람들 앞에 서서 강연을 하고 싶다는 그런 꿈이 생겼다.

어렸을 적 친구가 세바시에 나가고 싶다는 한 마디가

막연한 다짐처럼 들렸지만

그 친구는 묵묵히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나는 그걸 알지 못했고.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무대에 서서

누구나 경험할 수 없지만 누구나 경험하는 그런 것들을

세상에게 말할 것이다.


무엇이 내 무대의 소재가 될지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그건

많은 경험들이 모여 만들어진

또 하나의 글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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