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 가난의 통계학

by 송유성

가난이 무서운 것은 돈이 없어서 오는 물질적인 부족함이 아니다. 먹고 살기 빠듯해서 오는 배고픔도 추위도 아니다. 정말 가난이 무서운 것은 인간의 내면에 존재하는 실존을 건들이기 때문이다.

아침에 눈을 떠 화장실을 가면 오늘의 추위를 가늠할 수 있다.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나는 화장실의 차가움으로 기온을 확인한다. 이번주는 아주 추운 기온이 예보되어 있고 누군가의 겨울이 많이 힘들어 진다는 말이겠다.

어려서 넉넉지 않은 삶을 살았다. 넉넉지 않음은 누군가의 눈치를 보고 마음이 돈 앞에서 움츠려드는 것, 그리고 자존심은 돈 앞에서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했다. 가난이 무서운 것은 인간이 지켜야하는 정금같은 것들을 버리게 한다.

이제는 나 홀로 따뜻한 집에서 잘 챙겨먹고 잘 살아가지만 때때로 가난이 주었던 흔적같은 것들을 발견하면 소스라치게 지워내고 싶은 마음이 든다. 과거의 부족은 가끔은 마음에 얇은 생채기를 자꾸 내다가 지워지지 않는 문신같은 것을 만들기도 하는 것도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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