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게 말하면 있는 마음이 없어지나
종종 집요정이 나를 흘겨보고
사실 바쁜 척하는 게 슬픔을 숨기기엔 좋아서
깨끗한 것을 다시 꺼내 닦아보지
그중에 제일은 상실 같은 것
새하얘지고 싶었는데요 너무 많이 말해서 붉어졌어요
붉어지면 보이지가 않는데요
지는 노을이 피는 사랑이
누군가의 품에서 도피를 꿈꾸던 사람은
제 손으로 자꾸 주저흔을 만들다
영원히 지지 않는 유토피아로 갔고요
나는 남아 지기만 하는 가위바위보를 하지요
열 손가락 그러쥐면 뭔가 달라질 것 같아서
손톱으로 나를 꾹꾹
고양이 내 곁에서 나를 다시 꾹꾹
겨우 모든 이들을 따돌리고
한숨 돌리면서 처음 깨닫지
태어나서 처음 쉬는 숨이구나
어쩜
우리 가서 다 지났는지 보고올까
나를 빌려줄 테니
당신의 시간은 맡겨놓고 마음껏 보고 올까
다시 돌아온 발걸음은 첫걸음
만 걸음을 갔어도 제자리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