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일요일 오후 늦잠을 자다가 혼자 일어나 거실로 나와 어제 먹고 남긴 과자를 주워 먹고 있으면 당신은 나를 찾아 부스스한 머리로 내 허벅지를 대고 눕겠지.
내가 보고 있던 일본 드라마를 잠시 보다가 “출출하지 않아?” 하고 물어보고는 간단하게 나는 당신을 위해 토스트를 굽겠지.
같이 있다고 모든 것을 같이하지는 않는 게 좋아. 당신은 게임을 잠시 하러 방에, 나는 보고 싶었던 영화를 당신이 받아줘서 낮부터 캔맥주를 마시며 영화를 보는 시간을 가지지.
언제 잠에 들었는지 눈뜨면 거실로 노을이 들어와 가구의 그림자가 길어지고 저 방에서 타닥타닥 당신이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가 집에 조용히 울려 퍼지지.
나는 잠으로 따끈해진 몸을 일으켜 당신에게 다가가 풀썩 안기면 일어났냐고 나를 안고는 등을 토닥토닥.
그대로 나를 안고는 “산책갈까?” 하고 바로 물어봐 주는 당신의 다정함에 왠지 모를
눈물이 찔끔 나고 나는 좋다고 서둘러 옷을 챙겨입지.
그런 주말의 일요일을 떠올려 보면 왠지 조금은 아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