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낭만을 가내수공업 하는 사람입니다. 가끔 들고 나가서 작업도 합니다. 돌아다니는 낭만 제작소 같기도 하지요.
저는 집이 아닌 곳에서 자게 되면 필히 블루투스 스피커와 간접조명을 먼저 준비물 상위에 적어 둡니다. 분위기는 장소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이동 가능한 제작소고 저와 함께라면 어디든 낭만 풀세팅입니다.
적절한 대화에 적절한 음악을 틀기 위해 고심한 플레이리스트가 가득입니다. 친구의 이별 이야기가 시작되면 이것을, 당신과 나누는 소소한 대화는 요것을, 언니들과 함께 취기가 오른다면? 무조건 옛 가요가 좋지요. 저는 이문세와 변진섭, 산울림을 좋아합니다.
낭만은 레이어를 잘 쌓아야 하는 일 같습니다. 등산 가면 중간에 나오는 뷰포인트를 애써 참아봅니다. 가까이에 있는 꽃과 나무들을 보면서 힘들게 가다 보면 정상에서 터져 나오는 광경! 숨이 멎을 만큼 아름다움이 몰려오지요.
그래요, 저는 사실 낭만 전문가의 반열에 올랐을지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