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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4. 나라서 좋아요

by 송유성

나는 내 외적인 것들을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나는 160센티미터가 채 되지 않는 작은 키를 가졌고 어깨가 좁고 상체는 약하고 하체는 튼튼한 편입니다. 얼굴은 그리 작지 않고 턱은 약간 각집니다. 코는 둥글고 오똑하지 않고 입술은 좀 두꺼운 편인 듯합니다. 엄마를 닮아서 주근깨가 좀 있고 덧니가 양쪽으로 흡혈귀처럼 있습니다.

어릴 때는 다 싫었던 것들입니다. 나이를 먹어서 좋은 건 나를 ‘다시 보기’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나는 키가 작아서 귀여운 것 같습니다. 어깨가 좁지만 품이 큰 옷을 입어서 박시한 스타일링을 합니다. 턱이 좀 각지지만 동글동글한 얼굴 덕분에 사람들은 제 나이를 들으면 동안이라고 깜짝 놀라지요. 나는 작고 귀여운 내 코가 좋고 도톰한 입술과 귀여운 덧니도 나름 괜찮습니다. 주근깨가 있지만 주름은 없어서 피부가 좋다는 말도 듣지요.

내가 나를 사랑해 주지 않으면 누구도 나를 사랑해 줄 수 없습니다. 나의 모든 단점을 받아들이니 나도 내가 좋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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