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선택의 순간
서류전형에서 한 10번쯤 떨어졌을 때 난 깨달아야 했어. 공부를 꽤 한다는 것이 축복만은 아니었음을...
개천에서 용 난다는 것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를..
결코 이 길이 내 길이 아니었음을... 20번쯤 고배를 마셨을 때 멈췄더라면 틈틈이 1차 합격이라는 미끼를 던져서 포기하려는 나에게 희망고문을 하며 늙은 에미, 아비의 쓰러져가는 집마저 저당 잡히는 일은 막지 않았을까? 그렇게 나는 마지막 남은 나의 자존심까지 등쳐먹으며 100번째의 이력서를 찢었어. 그리고 깨달았지. 너무 늦었음을. 이미 이력서와 함께 나의 영혼도 갈기갈기 찢겨 흩어졌음을...
아~나에게도 재능이 있구나. 누군가의 관심과 환호를 받을 분야가 남아있었구나. 물론 최근 들어 하루의 대부분을 쏟아부은 결과이기는 하지만 고등학교 졸업 후 처음으로 느껴보는 기분이었어. 내가 아직 쓰일 때가 있다니.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니. 정말이지 모처럼 살아도 되겠다는, 무언가 열심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럼 그렇지. 슬럼프가 왔나 싶었어. 이제껏 치솟던 랭킹 순위가 근 몇 달 동안 100위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었어. 값비싼 아이템을 구매할 수 없는 내 처지로는 오로지 실력으로만 밀어붙일 수밖에 없는데... 한계가 온 거야. 여기서 또 다른 실패를 맛보고 싶진 않아. 다시는 지옥의 구렁텅이로 돌아가고 싶진 않아. 무언가 방법이 없을까? 이대로 모든 걸 끝내야 하나? 아~악마에게 내 영혼을 팔아서라도 해결책을 찾을 수만 있다면...
드디어 미스터 엠과 만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