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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현미 Apr 23. 2023

암흑 속에서도 멈추지 않는 역사의 흐름

그리스 역사의 암흑기

 

 미케네문명의 쇠퇴

도리아인의 침입

 BC 1200년경, 미케네가 주축이 된 그리스인들이 트로이 전쟁에서 승리하고 그리스 본토로 귀환한 후, 아이러니하게도  200년간 번성했던 미케네 문명은 내리막길을 걷게 된다.

 

 이러한 쇠퇴의 원인 중 하나는 내부 문제로 그들의    

봉건적이며 강한 군사적인 성격을 들 수 있다. 물리력이란 문명을 개척할 땐 도움이 될지 몰라도 유지할 땐 독이 되는 법, 오리엔트의 강력한 전제군주제를 흉내 내려했던 그들은 결국 느슨한 부족연맹체에 그치며 그렇게 역사의 주인공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이와 같은 체제 내부 문제와 더불어 이 시기에 일어났던 것으로 추정되는 가뭄이나 지진, 화산 폭발과 같은 자연 현상

또한 미케네 문명을 몰락하게 만든 직간접적 원인으로  등장하곤 하지만, 누가 뭐래도 가장 주된 원인으로 손꼽히는 것은 다름 아닌 또 다른 이민족의 이동이라는, 외부적 요인이었다. 

 기원전 12세기에서 11세기, 도리스인, 혹은 도리아인이라고 불렸던 이 북방 민족의 남하는 미케네 문명을 철저히 파괴하며 그리스를 암흑시대로 이끄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하게 된다.


 암흑시대의 도래

그리스와 식민 도시

 암흑시대란 문자로 기록되지 않아 그 시대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얻을 수 없는, 말 그대로 역사의 큰 흐름에서 한 시대뭉텅 잘려나가거나 공백으로 남은 것처럼 그 시대를 짐작해 볼 수 없는 칠흑 같은 상황을 가리키는 이다.


 시대 어디서도 당시 그리스 문자인 선형문자 B의 기록을 찾아볼 수 없을뿐더러 그나마 출토된 물건들과 정교하지 못한 기록에 의하면 도리스인들은 철기문화를 소유한 원시적인 군사민주제 사회였다.      

 군사민주제란 혈연공동체 조직을 기초로 군사지도자나 통치자를 선출하는 원시적인 체제로, 이후 그리스 반도는 군사지도자가 부락을 관리하는 체제로 재편되는데 가장 대표적인 도시가 펠레폰네소스 반도에 자리 잡은 

스파르타였다.


 그들은 또한 농경문화를 이루었는데 이는 해상무역을 주력으로 한 그리스 본토인들과 또 다른 차이점이었다.

그리스인들은 이들과 동화되어 살기도 했지만 더러는 이들을 피해 삶의 터전을 옮겨야 했다.

 그중 한 부류는 이미 페니키아가 그들의 식민도시를 건설하고 있었던 소아시아의 해안 인근의 이오니아 지역으로 이주했고, 나머지 부류는 그리스 본토의 중부로 모여들었는데 이 중심에 아테네가 있었다.


그 당시 지리적 위치상, 그리스 본토보다 오리엔트 문명의 영향을  많이 받은 이오니아를 중심으로 왕성한 문명의 발달이 이루어졌는데 이러한 경험들은 이후 그리스의 폴리스(도시국가) 형성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리스 폴리스의 형성

소아시아의 이오니아 지방

도리스인들을 피해 그리스 본토를 떠난 그리스인들은 이미 페니키아가 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던 이오니아 지역에 새로운 터전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그곳은 새로운 선진문물을 받아들이기엔 용이했지만 그들에게 직면한 현실적 문제는 타민족으로부터의 침입에 대비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안전을 위해 해안가에 자리를 잡으며 방어를 목적으로 근거지 주변에 튼튼한 요새형태의 성벽을 쌓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폴리스의 시작이었다. 이러한 경향은 그리스 본토로도 이어졌는데 차이가 있다면 그리스의 폴리스는 방어목적이 아닌 각각의 폴리스를 구분 짓는 경계선으로서의 역할이 컸다.

이후 그리스의 역사는 이러한 폴리스들이 각자의 성장을 통해 서로 경쟁하고 협력하는 독특한 형태로 발전하면서

근현대 서구 문화의 정신적 뿌리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기록에 많은 부분을 의존하는 역사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그리스는 300년 동안 그 흐름을 알 수 없는 암흑의 시대를 겪었지만 그렇다고 그리스 사회 자체가 멈춘 것은 아니었다. 문자로 기록되지 않은 그 시기동안 그들의 삶의 양상은 여전히 치열했고, 어쩌면  뒤이어 활짝 필, 그리스의 고전기의 토대가 이때 이미 잉태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1. 에게문명

       크레타(미노스) 문명 (BC2000~BC1600)
        미케네 문명(BC1600~BC1200)

   2. 암흑기(BC1100~BC800)

    3. 아르카닉 시대 (BC800∼BC480)

     4. 고전기 (BC 480~ BC 323)

      5. 헬레니즘시대(BC323~AD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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