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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능한 대통령이 쏘아 올린 무거운 공!

계엄 선포의 밤, 6시간의 아비규환!

by 정현미


12월 3일 오후 10시 30분, 대통령의 계엄 선포 소식을 실시간으로 접한 건 정말이지 우연이었다.


최근에 무리했는지 요 며칠 침 넘김이 어려울 정도로 목이 아팠다. 급히 찾은 병원에서 목이 많이 부었다며 처방받은 약을 먹고 잠이 들었다가 깬 게 10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웬만하면 약기운에 곧 잠에 다시 빠져들었을 텐데 그날따라 쉬 잠들지 못했다. 잠을 청하기 위해 수면용으로 즐겨 듣는 유튜브방송을 켰는데 마침 대학동기 모임에서 카톡이 왔다.



계엄이라니! 4차 산업을 바라보는 이 시대에? SNS가 활개 치는 지금? 후진국이나 개발도상국을 벗어난 지 한참인 한국에서? 무엇보다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이 시점에 계엄 선포소식을 듣는다고?

누가 들어도 제정신으로 생각되지 않는 소리였다. 대통령이 늘 떠벌이던 가짜뉴스겠거니 했다가 워낙 상식을 벗어나는 캐릭터라 혹시 하며 유튜브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약기운에 흐릿해졌던 내 정신에서 잠은 이미 달아나 버렸고

한 편의 촌극 같은 대통령의 계엄선포 담화문이 끝나자 곧바로 영화에서나 볼 법한 현실이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 생중계되고 있었다.




이재명 야당대표가 국회의 동의를 얻지 않은 계엄선포는 위법이라며 조속한 계엄해제를 위해 국회의원과 국민들에게 국회 앞으로 나와달라고 호소하는 방송이 이어졌고 국회 앞은 이미 무장한 군인들과 시민들의 몸싸움으로 아수라장이 되어 있었다.


국회 앞마당엔 계엄군을 싣고 온 헬리콥터 여러 대가 진을 치고 있었고, 거리엔 군용차들이 줄지어 도로를 점거하고 있었다. 군인들을 포함한 수많은 인파들이 서로 뒤엉켜 몸싸움을 벌이고 있는 국회 앞은 마치 4~50년 전, 그 무시무시한 장소로 회귀한 듯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비현실적인 장면들이 이어지고 있었다.


계엄해제를 위해선 국회의원 과반수 참석에 과반수 찬성이 있어야 했다. 기습적인 계엄선포를 해제하기 위해 국회회의장으로 들어가려는 국회의원들과 이를 도우려는 시민들, 그 반대편에선 이를 저지하는 무장 군인들이 버티고 있었다.

본회의장엔 이미 발 빠른 국회의원들이 속속 모여들어 어느새 100여 명이 되었지만 과반인 150명까진 아직 미치지 못하는 상황, 담을 넘거나 뒷문으로, 때론 몸싸움을 해가며 군인들의 저지선을 뚫고 회의장으로 들어오려는 의원들의 몸부림이 필사적이었다.


어느덧 국회의원이 130명 정도 모인 시점, 제발 20명만 더... 휴대폰을 손에 쥔 채 나도 모르게 나직이 읊조리고 있었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자 드디어 150명, 아니 어느새 190명이 모여있었다. 여당인 국민의힘 원내대표 추경호가 무슨 심산인지 여당의원들을 국회가 아닌 당사로 소집하는 방해공작을 했음에도 10여 명의 여당의원들을 포함해 190명의 국회의원들이 무사히 본회의장에 입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안도의 한숨도 잠시, 무슨 이유에서인지 계엄해제의 가부를 묻는 의결이 곧바로 진행되지 못한 채 지체되고 있었다. 회의장 밖은 온갖 물품들로 바리케이드가 쳐진 상태였지만 군인들은 어느새 국회 본회의장 앞까지 진출해 금방이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올 기세였다.

출입문에 귀를 대고 바깥 동정을 살피며 입구 주변을 서성이는 보좌진들의 불안한 표정이 언제 내게로 옮겨왔는지, 두려움과 긴장감으로 자꾸만 타들어가는 마음에 몸이 아프다는 사실도 잊은 지 오래였다.

표결이 왜 이렇게 늦어지지, 이러다 군인들이 진입해 국회를 해산시키기라도 하면 어쩌지... 그다음 일은... 차마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두려움은 커져만 갔고 안건이 안 올라왔다며 조금만 기다리라는 우원식 국회의장이 원망스럽기까지 했다.


그렇게 천년 같던 몇 분이 지나고, 국회의원 300명의 이름이 적힌 전광판에 불이 들어왔다. 표결은 속전속결로 진행되었고, 마침내 참석한 190명 국회의원들의 만장일치로 계엄해제요구안이 통과되었다. 안건이 가결되었음을 알리는 국회의장의 의사봉 소리가 울리자 나도 모르게 안도의 탄성이 새어 나왔다.


그 뒤로 군인들은 동력을 잃은 듯했고, 환호하는 시민들 사이에서 천천히 부대로 복귀하는 모습 속에서 그들 또한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위정자의 또 다른 희생양들이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도대체 왜,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계엄선포인가?

이런 중요한 국가 사안을, 아무런 기준이나 설득력도 갖추지 못한 채 아닌 밤중에 홍두깨처럼 야심한 밤에 툭 던지는 모양새하며, 온 나라에 몰아칠 후폭풍은 아랑곳하지 않는지, 아예 모르는 건지 그저 성가신 얘들 손 좀 보려는 것뿐이라며 가벼운 경고 하나 던지듯 너무도 무심하게 담화를 발표하는 대통령 본인은 오히려 무덤덤해 보이기까지 했다.

여태껏 국민을 대상으로 자신이 저지른 온갖 만행은 생각지도 않고, 능력은 되지 않으면서 술보다 거나한 권력의 단맛에 취해 자신의 권력유지에 방해가 되는 것은 무엇이든 모조리 없애버리겠다는 그의 폭거는 이제 무지하다고 비웃을 수준을 벗어나 공포의 대상에 다름 아니다.


계속 제기되는 김건희 특검과 명태균수사등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비참하게 권좌에서 내려올 상황들만 펼쳐지기에 애가 탔을 텐데 야당까지 계속 물고 늘어지니 아마 탈출구가 필요했을 거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손 치더라도 계엄을 들고 나오다니... 항상 누구도 생각하지 못하는 비상식적인 방향으로 허를 찌르는 그의 방식을 이제는 더 이상 허탈해하며 지켜볼 수만은 없는, 극단의 임계점까지 온 것 같다.

국민을 극한의 두려움과 공포로 몰아넣고 국가가스템을 마비시킨 것도 모자라 그동안 힘겹게 쌓아놓은 국가의 대외적인 이미지와 신뢰를 한꺼번에 추락시킨 이 사태를 도대체 어떻게 책임진단 말인가?


이대로 흐지부지 넘길 일이 아니다. 국민 대다수가 원하는 탄핵으로 하루라도 빨리 그를 대통령의 모든 업무로부터 배제시켜야 한다. 계엄선포해제가 되자마자 곧바로 제기된 2차 계엄까지 계획할, 정말 어디로 튈지 모르는 해석불가능한 인간임이 만천하에 증명되었기 때문이다.




며칠을 앓으며 죽으로 연명하다 초라한 반찬이나마 처음으로 첫 술의 밥을 떴을 때 너무 행복했다. 시간이 지나면 또 무뎌지겠지만 평소에 무심했던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깨닫게 된 것이다.

이번 사태를 지켜보며 우리가 공기처럼 너무도 당연시 여기는 이 자유와 평범한 일상이 위정자들의 말 한마디에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도 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

한 번 잃은 건강을 다시 찾기란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다.

하물며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잃어버렸을 때 우리가 치러야 할 대가가 얼마나 크고 고통스러운지 지나온 역사를 통해, 지금도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른 나라들의 경우를 통해 익히 알고 있다.


무엇이든 한 번 잃어버리면 원상복구가 결코 쉽지 않다.

우리 몫의 자유와 권리는 우리 스스로가 지켜야 한다.

사리분별도 못하며 총을 난사해 대는 5살 꼬마에게서 한시바삐 총을 뺏아야만 한다.


국정을 운영할 의지도,

능력도 없는 윤석열은

즉각 탄핵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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