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준비, 시작해볼까?
막연하게 걱정만 하던 노후를 구체적으로 계획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건, 반 백을 넘어선 나이 탓도 있지만 나를 둘러싼 주변 상황들의 변화도 한 몫했다.
먼저, 작년에 취업한 큰아들이 이제 웬만큼 회사생활에 적응이 됐는지, 자신의 미래는 스스로 해결해 보겠노라고 제법 기특한 포부를 밝힌 게 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결정적인 계기는 따로 있었다. 예체능에다, 삼수까지, 블랙홀처럼 돈을 빨아들이던 둘째가, 올 6월, 군대에 입대한 것이다. 제대하면 여전히 불확실한 녀석의 미래 때문에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일단 내년까지는 자식들에게 들어갈 돈구멍은 막은 셈이니 우리에겐 큰 호재라 아니할 수 없다.
군복무 기간 동안 암팡지게 한 밑천 모아서 제대 후의 생활은 알아서 개척해 나가라고 녀석에게도 단단히 으름장을 놓은 상태다. 당장은 섭섭하더라도 정신적, 경제적 독립을 이루는 것이 앞으로 녀석이 당면한 과제이니 우리로서는 더 이상 어쩔 도리가 없다.
올해로 우리 부부는 오십 대의 한가운데에 들어섰다.
누구나 그렇듯 결혼해서 아이들이 성장할 때까지 허튼짓 한 번 하지 않고, 20여 년을 앞만 보고 달려왔다. 그동안 숱한 우여곡절을 겪으며 두 아이를 무사히 성인으로 길러냈으니, 이젠 녀석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우리 스스로의 삶을 개척할 시기가 도래했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