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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현미 Sep 05. 2022

태풍을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

태풍 '힌남노'와 '매미'를 통해서 경각심을 가지다.

 

 9월 들어 TV를 위시한 각종 매체에서는 연일 태풍 '힌남노'에 대한 보도로 떠들썩하다. 예상치 못한 기습 호우로 서울이 물난리를 겪은 지 한 달도 채 안된 시점이라 언론의 소리가 높아질수록 사람의 내면에 숨어있던  알 수 없는 두려움의 크기 또한  더 커진다. 하물며 이미 피해를 겪어본 사람들의 공포의 크기는 말해서 무엇하겠는가?




 이번 태풍 '힌남노'를 언급하면서 자주 비교되는 대상으로 우리나라, 특히 남부지역에 큰 피해를 주었던 태풍'매미'의  이름도 덩달아 자주 등장했다.

2003년 9월, 그러고 보면 벌써 20년도 더 지난 일이다.

워낙 옛날 일이라 자세히 기억나지 않지만 둘째를 임신하고 있던 나는 당시 4살이었던 큰 아이와 태풍에 대비한답시고 제법 몸과 마음이 부산했었던 것 같다. 30년도 더 된 낡은 맨션 1층에 세 들어 살던 우리는 나름 집안을 정비한답시고  베란다 창문에 엑스자로 테이프를 붙이네, 젖은 신문을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네 하며 각자가 주워들은 방식에 대해 논쟁 아닌 논쟁을 벌였고, 만일의 경우 정전을 대비해 양초도 준비했다. 큰 애는  어린이집에서 들었는지 천둥, 벼 락시 식탁 아래 숨어야 한다며 식탁 아래를 몇 번이고 들락거리기도 했다.


 두렵던 심한 비바람과 폭우의 밤이 지나고 거리마다 휘어진 나무와 고통의 흔적인양 토해낸 낙엽들이 도로를 온통 뒤덮었고 우린 전화로 친척이나  가까운 지인들의 무사함을 확인하느라  바빴다. 간혹 베란다 창문이 깨져 난감해하던 지인들도 더러 있었지만 그래도 배수시설이 잘돼 있던 시내 쪽에 비해 마산 해안가 쪽 피해는 그 규모가 훨씬 만만찮았던 걸로 기억한다.


 태평양 인근에서 발생한 매미는 대만 부근에서 세력을 키워 북서진하며 북상하다가 우리나라 쪽으로 진로를 변경해 남해안쪽을 통과하면서 엄청난 피해를 끼쳤다. 특히 천혜의

항구로 산항 개항 후 100년 동안 해일 재해라곤 없었던 마산만이 높은 파도와 폭풍해일로 저지대가 침수되는 등 인재와 함께 많은 물적 재산 피해를 입었다.




 태풍은 적도 부근 해수면의 온도가 상승해 발생하게 되는 열대 저기압 중, 중심 최대 풍속이 33m/s 인, 제법 센 놈을 지칭하는 말이다.  이렇게 발생한 태풍은 지구 자전에 의해 고위도로 이동하면서 비가 적은 지역에 비를 뿌리며 지구상의 온도 균형과 에너지 전환을 이루는 일종의 자연현상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는 7월~9월에 태풍이 자주 출몰하는데 앞서 언급한 '매미'를 비롯해 이번 '힌남노'까지 가을 태풍에 더 많은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여름에 비해 가을 태풍이 더 강한 이유는 9월에 북태평양 해수 온도가 가장 높기 때문이다.  이 무렵 북태평양 고기압이 수축하면서 태풍이 우리나라로 북상하는데 터주는 역할 또한 한 요인이며,  내륙으로 어서면서 차가운 기단을 만나  많은 비를 뿌리는 것도 막대한 피해를 입히는데 한 몫하고 있다.




 문제는 나날이 강조되는 '힌남노' 같은 강한 파괴력을 지닌 태풍의 등장이 이번이 다가 아니라는 것이다.

앞으로 기후변화로 해수면의 온도가 계속 상승하면 쇠붙이를 먹을수록 그 몸집이 점점 증가하는 불가사리란 괴물처럼  상승한 수증기를 계속 빨아들이며 태풍의 위력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것이다.

지금도 관련 학계에선  더 강한 태풍이 더 빈번하게, 거기다 그 이동 경로 또한 갈수록  변칙적이어서 태풍을 예상하고 대비하는 과정이  점점 어려워지리라 예측하고 있다.

우리 또한 매스컴을 통해 지구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이상 기후 현상을 목도하고 있지 않은가?


 일단 태풍  발생 조짐을 인지하면 그 위력과 경로 등을  파악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하지만 사후 약방문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목전에서만 부산스럽게 떠들며 국민의 불안감만 조성할 게 아니라  평상시에도 시설물 점검이나 위험지역에 대한 관리와 개선으로  만일의 사태를 경계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기후변화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환경에 대한 교육과 실천을 더 이상 미루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많이 었지만, 지금이 또한 가장 빠른 때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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