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키호테' 완독에 도전하다(1)
'돈키호테'의 모험 속으로 들어서기 전...
너무나 익숙한 이름 '돈키호테'
스페인에 관련된 서적을 읽고 있노라면 지은이 세르반테스와 함께 반드시 어디에선가 마주치게 되는 인물이다.
'돈키호테' 하면 주인공뿐만 아니라 그와 함께 굴비 엮이듯 따라오는 등장인물들인 산초, 로시난테, 둘시네아 등이 마치 친근한 이웃처럼 스스럼없어 떠올라서 난 내가 다이제스트판으로라도 이 소설을 읽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너무나 익숙한 데서 오는 나의 착각이었다.
한 달 남짓 스페인에 관한 여러 책들을 읽다 보니 다방면에서 언급되는 돈키호테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정도가 극히 파편적이고 상식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소설 '돈키호테'는 작가 세르반테스의 파란만장한 인생과 함께 세계 유명 작가들이 선정한 최고의 책 (2002년 노벨연구소 주최, 전 세계 유명 작가 100인 뽑은 최고의 책 1위)으로도 꼽힐 정도라니 이제껏 내가 알고 있는 내용과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 것 같아 왠지 낯설게 느껴지면서도 묘한 호기심을 자아냈다.
하지만 정작 도서관에서 그 책과 마주한 순간, 한 번 완독해 보겠다는 나의 의지가 여지없이 무너졌다.
독자를 압도하는 그 만만찮은 분량에 위축되어 감히 도전할 용기가 생기지 않았다.
그것도 두 권이라니!
선뜻 집어 들지는 못하고 오로지 호기심 어린 마음만으로 '돈키호테' 주위를 배회한 지 몇 주.
난 다시 용기를 내서 주인공 돈키호테처럼 일단 한 번 밀어붙여 보기로 했다.
어느 한물간 미치광이 몰락 귀족의 황당한 기사 여행기로만 알고 있던 이 소설에는 내가 모르는 그 어떤 이야기가 숨어있는 것일까?
나는 다소 부담스러운 마음으로, 한편으론 기꺼이 그와의 여행에 동참하겠다는 나름의 오기로 소설의 첫 페이지를 넘기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