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km - 꿈작가 시절
머릿속이 복잡한 요즘
현실의 고증이 꿈속에서 풀리기도 한다.
생사의 기로를 넘는 역경도 별게 아닌 듯, 모든 공상과학의 종합체가 꿈속에서 펼쳐진다.
원하는 것을 원하는 만큼 뭐든 꺼내 쓸 수 있는 클라우드 공간에 빠졌던 것도 같고.
그 공간에서는 사람이 아닌 모든게 될 수 있었다.
내가 작은 입자들로 나뉘어 어딘가로 빨려들어간다.
눈을 뜨니, 초대형 스크린 극장에 앉아 있다.
유튜브 광고가 뜨더니, 모든 영상물을 수만배 빨리감기로 눈과 머릿속에 주입시킨다.
뒤로는 수억명이 앉아있는 듯 했으나,
이윽고 한 뭉텅이씩 사라진다.
주위를 둘러보니,
현실속 지인들도앉아있나 싶더니 곧 사라진다.
아? 아까 영상에서 곤충의 하루를 1인칭시점으로 내레이션해주던 장면이 떠오른다.
그 순간 나도 극장에서 사라진다.
학창시절 곤충 식물에 관심이 많아 함께 클럽활동을 하던 친구가 있다.
"얘가 나를 잡으러 오네? 몸이 왜이렇게 커? 진격의 거인 인가."
'쿵, 쿵, 쿵' 아니, 내가 작네?
난 어릴적 자주 채집했던 귀여운 사마귀가 되어있었다.
내 주변에도 귀요미 사마귀들이 여럿 보인다.
얘들도 나랑 같은 생각을해서 AR체험중인가.
아니 그게 중헌게 아니라 이러다 다 주거!! 다 튀어!!
얘들이 내 말을 알아들었나,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아? 소통을하는 생명들이구나?
이 생명들을 지켜야하는데,
계속 쫒기다간 하루종일 장난감이 될거야..
꿈속에서는 생각한대로 이루어지려나?
다리에 올라타서 당랑권으로 다리를 후려치니
거인이 공중에서 뒤집어져 철푸덕 한다.
쿵푸팬더의 맨티스.. 작가님도 이 꿈을 선행했나..
거인이 쓰러지자
사마구 친구들이 몰려와 춤을 춘다.
클리어인가. 곧 다음 스테이지?로 빨려들어간다.
경쾌한 테마파크 현장에
대형 불량식품 뽑기 기계가 있다.
그 속에 사마구 친구 셋이 같이 들어가 있는데,
우리 역할은 겁나 빠르게 비틀즈, 초코볼 같은 마싯는 것들을
두더지처럼 파헤치면서 아래로 떨구는 일이다.
애기들이 동전을 넣고 레버를 돌리면 아래쪽 출구가 열리는데,
그 입구에 댕댕이들이 입을 벌리고 빨아들이고 있다.
그 주둥이를 다 못채우면, 우리가 빨려들어갈 거야..
무슨 댕댕이들 흡입력이 상상을 초월해.
인간일때는 절대 느낄 수 없던 위력.
재채기조차 태풍과 맞먹는 순간 파괴력을 가졌다는게 사실인게야.
밖에서는 댕댕이들이 침을 질질흘리며 순번을 기다리고 있다.
왜 대체 댕댕이들이 저리도 질서정연하게 줄을 서있는 거냐구?!
이 구간은 정말 생사의 경계인가.
꿈속인데 진짜 공포라는게 느껴져.
아까처럼 권법을 써볼까?
뽑기 기계 중앙기둥을 후려쳤는데, 꿈쩍도 안한다.
악!! 이젠 죽고 말거야!!
너희도 그 두더지노동 좀 그만하고 같이 후려 쳐!!!
사마구 다리도 맞들면 낫다고!!으갸갹!!!
쾅 쾅 쾅!!!
급 기둥이 박살나며, 입벌리던 댕댕이 입속을 막아버리고,
침흘리던 댕댕이들도 혼비백산 줄행랑을 친다.
기계가 폭발하더니, 그 폭발에 휩싸여 어딘가로 빨려들어간다.
폭발이 이렇게 아프고 뜨거운 건가..
왜 이렇게 뜨겁지..
정신을 차려보니 산불이 나서 쫒기고 있었다.
우리만이 아니라, 숲에 사는 생명들이 정신줄을 놓고 도망치고 있다.
당장이라도 나를 잡아먹었을 새들도, 천적들도
동물도, 곤충도, 식물들이 아파하는걸 보면서도 그저 도망칠 수 밖에 없다.
연못에 다다랐을 쯤,
날개가 타들어가면서 추락했는데,
연꽃잎이 나를 감싸 안아 준다.
내가 다치지 않게, 나를 잎에 감싸안고는 물속에 넣어준다.
차가운 연못 물이 발끝에 닿는 순간 꿈에서 놀라며 깼다.
산불이 나면 얼마나 많은 것들이 아파하는지 너무도 크게 와닿는다.
내가 꿈속에서 겪었던 고통은 작게만 느껴진다.
동식물도 감정을 가진,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생명이라는 생각이 더 커졌다.
꿈은 기억하려고 할수록 더 빨리 증발하는데,
그 기억을 잃지 않고 싶어 바로 글로 남겨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