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km - 꿈작가 시절
꿈속에서는 모든게 가능해.
자각몽을 인식하는 순간 자유롭게 컨트롤 할 수 있어.
인식하지 못하면 꿈에 지배당해,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어.
해변을 따라 테마파크가 펼쳐져있는 썬비치를 달리고 있어.
오토바이를 타본 적이 없지만 온몸이 가벼워 날아갈 것 같아.
모래사장 옆 해안가 바로 위에 사람 키보다 높게 깔려있는 해안도로 다리는 나를 위한 무대인듯 깨끗해.
꿈이라는걸 인식하니 시속 500키로? 정도로 드라이브중이야.
마치 하늘을 날고 있는 것 같아.
이렇게 시원한 느낌은 처음이야.
중력이 나를 놓아준 것 같아.
한창 행사중인 해변파티의 장을 드라이브하며 내려다 보는데,
턱시도 정장과 메이드복을 차려입은 퍼레이드 공연이 눈에띄어,
유턴을 해서 오토바이를 멈추고 그 속으로 걸어 들어갔어.
놀이공원처럼 예쁜 옷을 차려입은 공연단원들이 유독 눈에 띄어.
한 사람 한 사람 예술가가 모여 이루는 20명의 군무는 섬뜻하기도 하고 예술적이야.
동유럽 저택처럼 지어진 오션뷰의 4층 카페테리아 전체를 써서 공연을 해.
3층 테라스에서 아슬아슬하게 곡예를 하는가 하면,
창문 외벽에 걸쳐있는 2인용 나무 벤치위에서 펄쩍펄쩍 백조 처럼 뛰며 양 발을 교차하며 춤을 춰.
현실의 중력을 넘어서는 기괴한 춤사위지만, 리드미컬한 팝송과 안성맞춤이야.
모두의 환호를 받으며, 무대를 마치는 순간
건물 뒷편부터 시작된 붉은 물감이 온 배경으로 번지기 시작해.
눈 앞의 모든 배경이 붉게 변하고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사람들이 사라지기 시작해.
그 모습이 잔혹해서 자세하게 묘사하기는 좀 그래..
오션뷰 카페는 무너져 내리고 공연자들 또한 하나둘씩 정신을 잃고 무대 외곽으로 추락하고 있어.
그 추락하는 속도가 상당히 느려, 중력을 받고 추락하는게 아니고 일정속도로 서서히 지면아래로 빨려 들고 있어.
사람마다 물건마다 모두 다른 시간축에 있는 것 같이 추락하는 속도가 불규칙해.
추락한 모든 것들은 모래 아래로 끊임없이 빨려들어가고,
하늘에서는 지면아래로 추락했던 모든 것들이 다시 떨어지고 있어.
바다와 모래, 구름을 제외하고는 놀이기구, 관람차, 유령의집, 사람들 모든게 떨어져.
한번 떨어지기 시작한 모든 것들은 감옥에 갇힌 듯 추락의 루프가 반복돼.
어떻게 표현해야 글로 표현이 될까.. 싶은데,
꿈 속 중간세계의 시간 개념은 공평하지 않은 듯 해.
기괴한 생명체들 더 빠르게 떨어지고,
마치 평행세계의 선량한 시민들은 보다 서서히 추락하고 있어.
생명체의 수명에 따라 시간감각이 다르다고 해야할까,
정해져 있어 죽음이라는 결말의 속도만 다를 뿐 막을 수는 없어.
이 공간에서 내 손으로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어.
피할 수도 없다고 포기한 것 같아.
내가 꿈속의 주인공이면, 내 눈앞에 피해망상이 펼쳐지지 않으면,
다른 모든 것들의 추락도 멈출거라는 생각이 들어.
꿈속 시간도 생각할 겨를을 주지 않아,
모래지옥이 서서히 나를 집어삼키려 바닥으로 빨아들이고 있어.
그 때 나처럼, 자각몽을 인식한 듯 꿈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한 여자가 보여,
머리 위에서 나타나 손을 휘저으며 손으로 무언가 가리켜.
이 공간에 갇혀있는 여자아이인가?
아니면 나와 같은 중간세계에 걸쳐있나?
카이트 서핑을 타며 중력을 거스르며 날고 있는 그 여자는
나에게 올가미를 던져 빠져나올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줘.
한참을 모래중력과의 실랑이 끝에 빠져 나왔는데,
도주를 위해서는 오토바이로 돌아가야 해.
아.. 저기 100미터는 되보이는 잔교를 지나가야 있는데,
가다가 발빠져서 저승갈 것 같은데.. 생각하는데,
그 여자가 내 몸에 올가미를 던져 묶고 카이트 보드에 매달더니,
강한 추진력으로 나를 집어던져.
오토바이에 머리를 처박고, 헐레벌떡 일어나서는
배기통에 올가미를 단단히 고정하고 함께 해안가를 탈출해.
기괴한 생명체들은 그런 나를 따라오지 않고,
고개가 360도 돌아갈 때까지 노려봐.
오토바이를 타고 폭주하며 달리다가 안개가 자욱한 공단 지역을 지나는데,
커다란 굉음과 함께, 초거대 공업단지가 무너져 내리기 시작해,
건물 꼭대기 배기통까지 높이만 해도 모든 건물이 63빌딩급만큼 높아.
바닥에 내동댕이 쳐진 꼭대기 배기통과 물탱크에서 엄청난 양의 가스와 오염수가 새어 나와.
그런 건물들의 잔재가 달리는 내 눈앞에 4D 영상처럼 무너져 내려.
이거.. 한대만 정통으로 맞아도 짓밟힌 껌딱지처럼 뭉개질 거야..
한번의 실수도 없이 빠짐없이 피해가야해..
이상하네, 뒤편에서 카이트보드 타고 날아오는 저 여자는 왜 저렇게 잘 피하지?
무슨 리듬게임을 하는 것 처럼, 다 피하네..?
내리 속도를 올려 달아나는데,
꿈속에서조차 최악이란 감정이 느껴져, 극도의 공포가 밀려와.
이 공간 끝자락에 다다른 것처럼, 막다른 골목이 나타날 것만 같은 두려움이 가시질 않아.
최악을 생각하지 말자.. 꿈속이라면 길이 열릴지 몰라..
하는 순간, 연녹색공간으로 빨려들어가.
눈을 뜨니까, 둘은 손발이 묶여있어.
안전지대 같은데, 시야가 확보되는 건물에 피신해있는 사람들로 보여.
그들은 자각몽을 인지해서 이곳에 있는게 분명해.
이 사람들은 내 눈치를 상당히 자주 보고 있어.
나와 그 여자가 지면아래 어둠에 오염되지 않고 여기까지 도착했다는걸 의아해 해.
안쪽방에서 리더 둘이서 수근대는 소리가 들려와.
그들은 우리를 제물로 바치면 시간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
피해망상의 늪에서 빠져나가기 위한 제물들?
문틈 사이로 리더가 보이는데,
아까 공연단 센터에서 춤추던 턱시도 해골이네?!
나랑 갑자기 눈이 마주치네??
순식간에 저벅저벅 눈앞으로 다가와,
"야, 너 나 보이지?(아그작 아그작)"
악!!!!!!! 하고 깼어.
이건 또 뭔 개꿈...
왠지 시나리오 소재가 나올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