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고양이가 떠났다.

갑작스런 이별

by 반야심경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방식으로

내게 평안과 위로를 주던 고양이가

여태껏 느껴보지 못한 상실감과 슬픔을 남기고 떠났다.


고작 일 년이었다

결혼과 함께 남편이 키우던 그 아이와 함께한 시간은.


최근 이사와 리모델링 문제로 거처를 몇 번 옮겨야 했던 것이 그 녀석에게 힘들었던 모양이다. 초보 고양이 집사는 몰랐다. 그저 새 집 적응이 힘들어서라고 생각했다. 병원을 지독히도 싫어하는 녀석이라 더 스트레스 줄까 봐 버티다 데려갔고, 의사 선생님의 무서운 말도 그냥 으레 껏 하는 겁주는 이야기라 생각했다. 주말 내 힘들어하던 녀석은 결국 새벽 응급실행을 끝으로 떠나버렸다. 너무 힘들어하는 녀석을 위해 결국 안락사해달라 말씀드렸고, 마지막 인사를 나눈 후 안락사를 준비하는 사이 떠났다. 작별 인사까지 버텨주고 우리보다 어른스럽게 떠났다.


아직 온기가 채 가시지 않은 그 아이를 담요에 안고 집으로 돌아오는 그 길에 유난히 목성이 빛났다. 덩치답게 그 녀석이 고른 고양이별은 목성이었나 보다.


날이 밝고 화장을 해서 집으로 다시 데리고 왔다. 급하게 알아본 반려동물 장례식장은 녀석을 허둥지둥 보내지 않고 충분히 애도할 수 있도록 도왔다. 덕분에 내가 너무 좋아했던 복슬거리던 녀석의 새하얀 가슴털도 담아왔고, 복이 들어온다며 청소 때마다 근근이 모으던 녀석의 달리 같은 콧수염도 챙겼다. 뚱냥이 우리 냐옹이는 아주 자그마한 유골함에 담겨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아직 이 상황을 어떻게 마주해야 하는지 나는 모른다. 나도 이러한 데 십 년 함께한 내 대문자 F남편은 오죽할꼬. 그보다는 에너지가 남아있는 내가 나와 그를 잘 챙겨야겠다. 충분히 애도하고 잘 기억할 수 있게. 그 한 방편으로 조금씩 기억과 감정을 기록하고자 한다.


고마왔어. 우리 애옹이.


11월 10일 떠나보내고

11월 11일 쓰고

11월 20일 올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