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나를 처음 안아주기로 했다

내가 내편되기

by 친절한다정씨


그날, 나를 처음 안아주기로 했다

고작 이 정도도 바라면 안 되나?
그 질문이 마음속에서 울릴 때, 나는 나를 안아주기로 했다.

평범한 날들엔 기대나 보상 따윈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그저 하루하루 무탈히 지나가면 충분하다고 믿었다.

그런데 어느 날, 삶이 순탄치 않다고 느껴졌다.
“고작 이 정도도 원하면 안 되냐”는 속삭임이 가슴을 파고들었다.
누군가를 막연히 원망하고 싶어졌다.

원망을 하다가 하다가, 결국 그 화살이
돌고 돌아 내 심장을 겨눴다.
그리고 인정하게 됐다.
문제의 근원이 결국 나에게도 있음을.

그 순간, 지나온 세월이 스쳐갔다.
“이 정도는 바랄 수 있는 거 아니냐”며 시시비비를 따져봤지만,
결론은 내 무능으로 귀결됐다.

아니다.

내가 못나서도, 누군가 잘못해서도 아니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욕망을 미루고, 외면하고,
양보하고, 헌신하고, 희생했다고 생각한 만큼
보상을 바라게 되어 있다.

그게 어떤 일이든, 어떤 사건이든
절망이 고개를 들면
댓가 없이 해왔다고 착각한 일들마저
기대와 보상을 바라게 된다.

나만 그런 건 아닐 거라며,
스스로를 토닥인다.

나부터 내 편이 되어줘야 한다.

토닥, 토닥.

keyword
작가의 이전글소녀와 함께 성장하는 불혹의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