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시시스트를 경계하며
불통, 독단, 야망: 나는 어디쯤 서 있을까
최근에 악인에 대한 책을 주로 읽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악인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초단절과 나르시시스트 두 축으로 설명한 **스티브 테일러의 『불통, 독단, 야망』**은 내게 꽤 충격적이면서도, 동시에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책이었다.
이 책은 현대 사회에서 자주 마주치는, **‘초단절 인간’**이라는 존재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초연결 사회의 반대편에 서 있는 이 사람들은, 자신과 세상을 철저히 단절시키고, 독단적 신념으로 주변을 지배하려는 경향이 있다.
특히 흥미로웠던 부분은, 이런 초단절 인간이 조직을 넘어 국가의 리더가 되었을 때 나타나는 집단적 광기와 독재에 대한 설명이다. 공산주의 독재국가의 극단적 사례부터, 현대 민주국가에서 나타나는 병리적 지도자 현상까지, 저자는 쉽고 명료한 언어로 풀어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례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데, 현실을 떠올리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책은 또한 나르시시스트와 초단절 인간을 구분하고, 두 유형이 어떻게 중첩될 수 있는지도 보여준다. 나르시시스트를 넘어선 초단절 인간은 어떤 모습일까, 그 실체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그 반대편에는 초연결 인간이 있다. 저자는 초연결 인간을 흉내 내는 구루, 영적 지도자, 종교 집단 지도자(예: 통일교 주교)까지 예로 들어, 나르시시스트들이 보여주는 일시적 영적 깨달음과 추종자 모집 방식을 상세히 설명한다. 흥미롭지만 동시에 섬뜩한 내용이었다.
읽으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스스로에게 물었다.
> 나는 어디쯤 서 있는 인간일까?
책 속 초단절과 초연결 사이의 눈금 그래프에서 내 위치를 점검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테일러가 강조하는 핵심 메시지는 명확하다. 개인과 사회의 연결이 강화될수록 병리적 사회를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초단절 인간이 국가를 장악하지 못하도록, 개인 간의 연결을 끊임없이 이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초연결 사회를 지향할 때, 끔찍한 시스템과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읽는 내내, 우리는 개인과 사회 속에서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야 하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은 단순한 심리서가 아니라,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이에게 던지는 질문과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