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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살기에서 어떻게 이동할까? _ 구글맵 기능 5

by 낭만육아

한 달 살기 할 때 ‘이동’은 숙소 선택만큼이나 중요한 요소다. 숙소가 시내 중심에 있어 대중교통이 잘 발달해 있다면, 굳이 렌터카를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 반면 외곽 지역이나 대중교통이 불편한 곳이라면 렌터카가 필요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나라에서는 시티 중심에서 대중교통만으로 충분히 생활할 수 있고, 우버(Uber)나 그랩(Grab) 같은 차량 호출 서비스가 잘 구축되어 있다. 주말여행을 떠나더라도 대부분의 투어 상품은 픽업과 드롭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차량 없이도 이동이 어렵지 않다. 하지만 렌터카를 이용할 경우 편리한 점도 있다. 주말엔 근교 도시로의 여행이 자유롭고, 주중에는 아이 하교 후 도서관, 해변, 수영장 등을 다닐 수 있는 기동성이 생긴다. 특히 마트에서 장을 본 뒤 무거운 짐을 나를 때 유용하다. 그렇지만 차량 렌트는 비용이 상당히 든다. 오클랜드에서 한 주 동안 차량을 렌트했을 때 렌트비, 보험비, 주유비, 주차비를 포함해 약 70만 원이 들었다. 이를 한 달로 환산하면 280만 원.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게다가 도로 통행 방향이 다른 나라에서 운전할 경우 사고 위험도 고려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렌터카보다는 대중교통 이용을 추천한다. 그 나라의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현지인의 일상을 직접 체험할 수 있고, 트램이나 수상택시처럼 이색적인 교통수단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아이와 함께 버스나 지하철을 타며 주고받는 대화, 길을 찾고 이동하는 과정에서의 협력은 소중한 추억으로 남는다.

세부에서의 경험은 특히 인상 깊었다. 우리는 세부에서 그랩앱을 통해 택시를 자주 이용했다. 가격도 저렴하고 안전하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웠다. 한 번은 젊은 택시 기사님과 대화를 나누게 되었는데, 그분은 5살 아들을 둔 25살의 아버지이고,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고 했다. “안녕하세요. 서울에 사시나요?”라는 유창한 한국어 인사에 놀랐고, 아이는 자신이 초등학교 1학년 생이며, 엄마랑 같이 세부에 영어공부를 하러 왔으며,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피자라고 영어로 또박또박 말했다. 영어가 서툰 시절이었기에 아마도 아이는 그 순간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영어 문장을 동원해 자신을 소개했을 것이다. 택시 기사님은 아이에게 필리핀 과자를 선물했고, 아이도 가방에서 젤리를 꺼내며 그분의 아들에게 주고 싶다고 전했다. 낯선 도시의 택시 안에서 두 사람 사이에 따뜻한 정이 오갔다. 또 한 번은 용기를 내어 오토바이 택시를 탔다. 아이는 태어나 처음 타보는 오토바이에 설렘 반, 두려움 반의 표정이었고, 나는 내 팔을 보호대 삼아 아이를 꼭 안고 기사님의 옷깃을 붙들며 달렸다. 아이는 그런 나를 위해 바람에 날아가려는 내 모자를 꼭 잡아줬다. 그 짧은 순간, 서로를 보호하려는 마음이 교차했다. 이처럼 이동의 순간에도 우리의 이야기는 피어난다.


물론, 이런 감동적인 순간 뒤엔 길을 잘못 들어 식겁하거나, 한참 헤매다 결국 아이한테 “우리 길 잃은 거 아니지?”라는 눈총을 받는 일도 많았다. 사실 나는 나는 방향감각이 떨어지고, 낯선 길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전형적인 ‘길치 엄마’다. 그런데 그런 내가! 아이를 데리고! 해외 도시를 누비고 다닐 수 있었던 비결은 단 하나. 바로 구글맵이었다. 한 달 살기를 하면서 가장 유용했던 앱을 꼽으라면 단연 구글맵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구글맵을 사용할 수 있지만 도보 지원이 안되고 구체성이 떨어져 활용도가 낮다. 그러나 외국에서는 구글맵 하나면 길 찾기부터 숙소예약, 관광명소 및 음식점 검색과 리뷰 확인으로 여행 일정을 계획하는 것도 가능하니, 참 훌륭한 여행 메이트라고 할 수 있다.


구글맵은 차량을 렌트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도보로 이동을 할 때 모두 유용하다. 차량 렌트 시에는 차량에 있는 화면에 연결해서 내비게이션으로 사용할 수 있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어디에서 어떤 대중교통(버스, 트램, 지하철 등)으로 도착지에 갈 수 있는지 안내를 해준다. 더욱이 이동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대중교통이 언제 도착하는지까지 세심히 알려주기 때문에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도보로 이동 시에도 도착지를 지정해 두면 경로에 따라 좌회전, 우회전을 미리 안내해 주는 친절함까지 겸비했다. 그러니 ‘어린아이 데리고 해외에 가서 길을 잃으면 어떻게 하지?’라는 걱정은 불필요하다.



<구글맵 유용한 기능 5가지>

1. 위성 및 스트리트뷰

검색창 오른쪽 마름모 아이콘을 누르면 위성/지형 뷰를 선택할 수 있다. 위성뷰로 주요 건물이나 도로 구조를 미리 확인할 수 있고, 스트리트뷰는 실제 거리 모습을 보여주어 낯선 도시를 미리 걸어보는 기분을 준다.


2. 대중교통 노선 안내

버스, 지하철, 트램 등 대중교통수단을 시간대별로 안내해 준다. 도착 예정 시간, 경로, 환승 정보까지 세세하게 제공되어 아이와 함께하는 이동이 한결 편해진다.


3. 우버, 그랩 등 차량 호출 연동

구글맵에서 바로 차량 호출 앱으로 연결할 수 있어 택시를 쉽게 부를 수 있다. 예상 요금까지 보여주니 예산 계획도 수월하다.


4. 저장 기능

가보고 싶은 장소를 미리 저장해 두면 일정을 짜거나 길을 찾을 때 편리하다. ‘즐겨찾기’, ‘가고 싶은 곳’ 등의 라벨로 분류도 가능하다.


5. 리뷰 및 평점 확인

식당, 카페, 명소 등에 대한 생생한 리뷰와 평점을 볼 수 있어 실패 없는 선택이 가능하다. 현지인과 여행자들의 실시간 후기가 큰 도움이 된다.


아이와 함께하는 한 달 살기에서 이동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다. 그 속엔 엄마와 아이가 함께 길을 찾고, 때론 길을 잃으며 만들어가는 작은 모험들이 숨어 있다. 아이의 손을 꼭 잡고 걷는 시간 속에서, 우리는 서로를 더 잘 이해하고 세상을 더 넓게 배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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