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의 삶에 난간 아닌 곳이 어디있으랴
허옇게 늙은 감나무
몇 알의 감을 끌어 안고 안간힘이다
바람의 이빨같은 태풍의 심술에
산발된 머리카락이 뭉텅뭉텅 빠지는데도
그저
이 어리디 어린 감들을 지킬수 있도록
지킬 수 있게만 해주세요
다만 하늘을 향한 가지마다의 외마디 기도
허공에 휘청대는 절규
청춘의 발처럼 말아쥔 발가락엔 피가 돋는다
그러나 우리네 삶처럼 거침이 없는 태풍
한 발 물러남은 뒷전이 아닌 추락이었던 법
오늘도 이 어미
돌아갈 곳 없는 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