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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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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분
Dec 24. 2024
봄이 오면 가리라
가벼이 옷 입어도 되는 봄날이면 가리라
진달래처럼 환하던 너
봄이 지고
봄이 또 지고
시립 묘지에서
이제 더 이상
슬픔을 먹지 않는 너는
내 무거운 부끄러움 따위야 따지지도 않을텐데
나는 혼자 비겁해서
늘
봄이 오면
그래, 봄이 오면
핑계를 대고 있지
너에게 가는 길
그래서
나에게도 가는 길
더디더라도 갈 수 있기를
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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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부끄러움
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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