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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랑잎

by 박경분

아이들이 다 돌아간 놀이터 벤치

주머니에 손 넣고 신발끝 차고 있는 가랑잎 하나


문풍지 울어대는 새벽녘

신열에 떨며

혼자 뱉어내던 기침 소리처럼 가랑거리고 있다


밥 먹어라

엄마가 부르면 아이들은 하나 둘

집으로 돌아갔다


불러줄 엄마가 없는 나는

저혼자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나무들 처럼

나를 지워갔다


나도 누군가 불러줬으면

나도 엄마가 불러줬으면


사는 일이란

어쩌면

나를 불러주는 사람을 찾느라

날 저무는 걸 모르는 일일지도


가랑잎의 이마를 가만히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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