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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동백

by 박경분

꽃 진다


애기동백 진다


꽃 진 자리 열매 열리는 세상 이치

모르지 않지만


삼년 전 겨울

오동도엘 갔었지


그날,

이제 다시는 볼 수 없는

눈썹 가지런히 하고 불러도 대답없이 누워있던

보고싶은 사람처럼 흰 눈이 희끗희끗 날렸지

검초록 나뭇잎들 사이 붉은 애기동백

얼마나 곱던지


저 꽃 안 지면 좋겠다


저 꽃은 안 지면 좋겠다


그랬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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