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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혼의 미립자 Jan 17. 2024

길고양이도 겨울엔 집콕!


우리 냥이와 노랭이에게 공식 길고양이 겨울집이 생긴이후로 나는 마음이 한결 푸근해졌다. 물론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지는 매서운 한파가 몰아칠 때나 눈이 쏟아지는 날이면 냥이와 노랭이 걱정이 한가득이다. 하지만 그 조그만 집이라도 하나 생기니 걱정의 무게가 한결 가벼워졌다.


구청에서 마련해 준 길고양이 겨울집


그런데 사람 못지 않게 길고양이도 겨울엔 집콕이 최고라는 걸 아나보다. 예전엔 내가 근처에만 가도 벌써 날 알아보고 “냐옹~” 인사를 하거나 도도도도 다가왔었다. 그리고 반가움의 부비부비 타임! 난 순간 엔돌핀 폭발! 하지만 추운 겨울엔 이런 세러머니가 항상 있진않다.


특히 유난히 추운 날엔 묘기척조차 없다.


냥이가 집에 콕! 박혀서 나올 생각을 않는거다. 그나마 어린 노랭이(연나이 1세 추정)는 내가 오면 냉큼 튀어나오지만, 냥이(연나이 7세 추정)는 나이가 나이인만큼 추운날 꼼짝도 하기 싫은 듯 했다. 암~ 그 맘 내가 알쥐 알쥐.


하지만 그냥 갈 내가 아니다!


추운날 따뜻한 국물 조금이라도 먹여야지. 그래서 밥그릇을 냥이가 웅크리고 있는 집 안으로 쑥 집어넣어준다. 날 본체만체하던 냥이도 막상 코 앞에 밥그릇을 대령하면 따뜻한 김이 솔솔~ 맛있는 냄새가 폴폴~ 풍기니 할짝할짝 먹기 시작한다. 웅크린 그 상태에서 딱 혓바닥만 꺼내서. 웃기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고 짠하기도 하다. 그러다 맛있다 느껴지면 그제서야 얼굴을 좀 들고 본격적으로 열심히 먹는다.


겨울엔 집콕이 최고라옹~


그렇게 노랭이는 밖에서, 냥이는 집콕한 상태로 한참을 맛있게 먹는다. 다 먹고나면 노랭이는 역시 원기왕성한 Young Boy답게 밥도 먹었겠다 집에서 나온 김에 풀밭도 뛰어다니고, 커다란 나무에 샤샤샤샥 오르기도 하고, 나무 기둥을 앞발로 박박박박 긁으며 스크레처도 한다. 마치 한겨울에도 슬리퍼를 신고 다니는 중딩 남학생같은 모습이랄까.


Young Boy 노랭이의 겨울집 사용법


반면, 냥이는 내가 밥그릇을 코 앞에 대령했다가 다 드신걸 확인한 후 조심히 손을 넣어 수거하는 동안 거의 움직임이 없다. 그래도 괜찮아. 우리 냥이가 따뜻한 국물 먹고 몸이 따뜻해져서 좀 더 푸근히 잘 수만 있다면 뭐래도 좋다.


냥아 노랭아~ 올 겨울 무사히 잘 지내보자!!


나의 길고양이 ‘냥이’를 만난 이후, 겨울의 쨍한 차가움을 좋아했던 내가 더이상 추운 날씨가 반갑지 않게 됐다. 이번 겨울도 매일의 날씨에 일희일비하며 지내고 있지만, 그래도 구청에서 마련해 준 공공 임대주택 길고양이 집 덕분에 나도, 우리 냥이와 노랭이도 한결 포근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길고양이도 겨울엔 집콕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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