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 계신 수많은 작가들이 아마 이건 나와 비슷할 것이다. 쓰고 싶은 이야기가 딱 하나만 있는 작가는 세상에 없을 거라 단언한다. 쓰고 싶은 주제가 다양할 수도, 다뤄보고 싶은 글의 종류가 많을 수도 있다. 나도 그렇다. 쓰기는 output (산출물)인데 input(입력물)이 많은 삶이니 나올 게 많은 것도 당연하다.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에세이도 써보고 싶고, 런던을 세상에서 가장 예쁘게 그려낸 소설도 써보고 싶다. 아, 물론 이미 출간한 책도 있다. 여러 권 있다. 이미 블로그도 몇천 구독자를 두고 수십만 조회수를 가지고 있지만 지금 가장 쓰고 싶은 플랫폼은 브런치이기에 여기에 와있는 거겠지.
첫 번째로 쓰고 싶은 것은 친구 에세이다. 우정에 관한 에세이.
결혼식 날 가족, 친척 말고 '친구, 직장동료' 사진만 꽉 채워서 두 번에 나눠 찍고 난 뒤 내가 느낀 건, '역시 난 친구가 많은 게 좋아'였다. 한 사람과 나누는 대화에는 하나의 세계관만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섯 사람과 같은 주제로 이야기를 해보면 절대 똑같은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다. 어투, 말투, 대화의 내용, 결론까지 제각각이다. 그래서 항상 다양한 친구와 다양한 관점을 나누고 내 사고를 하나로 고정시키지 않는 나와 네가 좋았다. 사실 비밀인데 나는 되게 부족한 사람이다. 친구들 덕분에 내가 조금 괜찮은 사람으로 사는 것 같다. 문제는 30대가 되고 점점 '우정'이라는 단어는 케케묵은 단어로 넘어가려 한다는 것이다. 가족, 직장, 아파트 대출금과 같은 단어에 밀려 '우정'이 설 자리는 없어지고 있었다. 그래서 우정이라는 불꽃이 꺼지기 전 마지막 불씨를 잡고, 고마운 친구들을 향한 헌정 시를 쓰고 있다. '네 덕분이라고, 20살 성인이 되고 나서 날 키워준 건 반절은 너희라고.'
➡️ how to?
에세이라는 장르: 또 다른 도전이다. 그래서 한겨레 교육 에세이 쓰기 수업 강좌 5개를 수강하여 에세이 쓰기 기본을 다져보았다. 밀리의 서재에 있는 에세이 쓰기 관련 책 10+권을 정독 중이고 중요한 부분은 마킹해 두었다가 다시 3 회독할 예정이다.
i) 한겨레 교육에서 수강한 에세이 강좌 5개 중 도움 된 1개: 장강명의 당신만의 에세이를 쓰는 용기 (한겨레 온앤라이브 (hanter21.co.kr)) (내가 수강했던 다른 강좌들은 왜 숨김처리 된 지 모르겠다! 근데 솔직히 들을 만한 건 이거 하나였고, 다른 에세이 쓰기 강좌들은 퀄리티가 기대 이하였다.)
ii) 밀리의 서재에 있는 에세이 관련 책: <일기를 에세이로 바꾸는 법>, <한 권으로 끝내는 책 쓰기>, <유혹하는 글쓰기>, <마음을 흔드는 글쓰기>, <쓸 게 없다뇨, 이렇게 많은데>, <찌그러져도 동그라미입니다>
iii) 친구, 우정에 관한 책: <아낌없이 주는 나무>, <꾸뻬 씨의 우정 여행>, <그럴수록 우리에겐 친구가 필요하다>, <친구에게 주고 싶은 우정의 좋은 말>, <아무튼, 친구>, <나의 눈부신 친구>
iv) 스레드에 짧은 글을 올려 반응을 파악한다. 어떤 글이 독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글인지, 어느 글이 호응이 적은 지 소통의 창구다. 몇 번 글을 올려 보았는데, 내가 봐도 재밌는 글은 조회수가 며칠 만에 몇 만을 넘나든다.
두 번째로 쓰고 싶은 건 소설이다. 런던을 세상에서 그 어떤 작가보다 예쁘게 그려낸 소설.
나는 내가 속해있던 그 어느 집단에서건 영국 대사보다 영국을 좋게 알리는 데 앞장서 왔다. 아무런 연고도 없이 지난 10여 년간 영국만 8번을 다녀와서 이젠 영국에 세상에서 제일가는 영국인 절친들까지 잔뜩 있으니 제 2의 고향이다. 사실 내 멘탈의 절반 정도는 영국에 있어서 한국에서 아무리 스트레스를 받아도 나는 반밖에 타격을 입지 않는다. 내 이야기에 항상 누구보다 귀 기울여 주는 친구 YJ는 이게 참 신기하다고 했고 나는 그걸 좀 더 자세히 파고 싶어졌다. '멘탈 절반은 런던 Jermyn Street(저민 거리)에 두고 사는 주인공' 이야기. 소설의 플롯은 결말 빼고 다 정해졌는데, 결말이 제일 중요한지라 아직 컨셉을 공개하긴 망설여지니 여기까지만 한다.
➡️ how to?
자료는 넘쳐난다. 영국과 런던에 관한 책이란 책은 모조리 찾아 읽고 정리해 두었다. 영국에 관해 아는 걸로는 대한민국 상위 5% 안에 든다고 자부할 수 있다. 하지만 뒤를 보면 많이 온 것 같아도, 앞을 보면 아직 갈 길은 멀어 보인다.
i) 밀리의 서재, YES24 크레마클럽의 소설 쓰기 관련 책: <짧은 소설 쓰는 법>, <베르베르 씨 오늘은 뭘 쓰세요?>, <소설 쓰기의 모든 것 1~5: 플롯과 구조, 묘사와 배경, 인물/감정/시점, 대화, 고쳐쓰기>
ii) 다른 소설 다독, 정독, 다회독 하기: <그리스 로마 신화> 시리즈 읽고 유럽의 정서를 파악하고, 가장 근본이 되는 '이야기'라는 장르 배우기. <라틴어 문장 수업>, <라틴어 수업>으로 '언어' 공부하기. 좋아하는 소설 여러 번 읽으며 기법, 후킹 내재화하기
iii)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의 한겨레 수업: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일상을 비트는 소설 쓰기'를 수강하였고 (한겨레 온앤라이브 (hanter21.co.kr)) 동명의 책으로 복습 중이다. 책으로만 봐도 충분한 느낌이다. 인강에서는 과제를 내주는데, 과제가 뭐랄까... 실천할 만한 게 별로 없었다.
iv) 영국 관련 자료: 영국 여행 서적, 에세이, 8번의 영국 여행을 하며 내가 얻어온 날 것의 자료, 그간 사진, 영상 정리하기. 소설에 필요한 <영국 노동법>, <브랜드 스토리: 조 말론 런던>, <향수가 된 식물들> 등
v) 밀리로드에서 연재를 하여 반응을 파악해 보고 싶다. 어떻게 풀어나가야 독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글이 되는지, 어느 글이 호응이 적은 지 알고 싶은데 이미 훌륭한 밀리로드 작품이 많아서 도달률이 얼마나 될지 잘 모르겠다.
세 번째는 바로 이미 출간한 책을 돌보는 것이다.
하고 싶은 게 많은 사람들은 벌려놓기만 하는 게 문제라는 오명을 벗어야 하는 미션이 있다. 그래서 내 투두리스트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은 이전 책 재판을 찍는 것이다. 나온 지 6년이 넘어 절판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 책은 2쇄를 찍었고, e-Book으로 수만 명의 세상 독자들에게 읽혔지만 그간 나도 이 아이도 변화를 좀 주고 싶었던 게 쌓여있다.
➡️ how to?
i) 그간 바뀐 내용이나 고쳐야 할 부분을 업데이트한다.
ii) 출간을 돕는 책쓰기 워크샵을 들었다.
iii) 고급 표현, 원어민들이 실제로 많이 쓰는 영어 표현을 담는다.
iv) 사진을 다듬는다.
v) 유튜브, 블로그 포스팅 등 홍보에 더 힘쓴다.
(세 번째 쓸 것에 관한 내용이 적은 것은 이미 세상에 나와있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 사람은 최대한 줄일 수 있는 것을 줄여야 한다!)
Q. 자 쓰고 싶은 것을 이렇게 크게 세 개로 나뉘었으니 순서라도 정해보자.
A. 가장 호흡이 긴 소설이 마지막이 되어야 할 것 같다.
(이유: 후딱 써서 짧은 시간 안에 끝내버리고 싶지 않은 마음이 가장 크다.)
➡️그럼 소설 3번.
Q. 그렇다면 에세이, 또는 기존에 나온 책 중에 무엇이 먼저일까?
A. 둘은 동시에 같이 진행이 되어야 할 것 같다.
(이유 1: 시간이 두배로 걸려도 좋다. 출간이 느리게 오래가도괜찮다.
이유 2: 친구 에세이는 결국 내 책을 도와준 친구들이 나오는 것인데 홍보도 같이, 쓰는 것도 같이 이뤄져야 시너지 효과가 날 것 같다.)
➡️그럼 에세이, 영어책 공동 1번.
�오늘의 결론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면?
- 일단 하고 싶은 걸 쭉 나열해 본다.
그걸 하기 위해서 필요한 how to? 방법도 함께 적어준다.
- 나열해 놓은 것의 우선순위를 정해보자!
순위 정하기가 정- 어렵거든, 시간 x2 배로 걸릴 각오 하고 공동 순위라도 차지하게 두자.
|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 당신과 나에게 전하고 싶은 말
You don't have to understand your feelings completely to know you like something.
내가 뭔갈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싶다고 해서 반드시 내 감정을 100% 이해해야 할 필요는 없지.
You don't have to always have figured everything o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