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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테나 Jan 25. 2023

수치심과 좌절. 어른이 되었어도.

내 감정 들여다 보기

경영자 코치님이 준 또 다른 숙제는 책 읽기였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자기 계발서. 그것도 '감정'에 대한.  


제목은 Live Like You Mean It. ('진정 사는 것처럼 살아라', 또는 '진심으로 살아보아라'로 번역할 수 있겠다.)


자기 계발서를 읽는 것은 어렵다.  글발이 그저 그런 경우가 많고, 같은 말을 비슷하게 단어만 바꿔서 반복되기도 하고, 뜬 구름 잡는 이야기나,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가 태반이다.  그래서 몰입하기가 어렵다.  어쨌든 억지로 읽긴 했다. 연말 휴가 동안 다 읽겠다 마음먹었으나, 첫 1/3을 읽고 휴가 마지막 날까지 미뤄두었다.


요점만 추리자면 이러하다. (독자들이 굳이 이 책을 읽는 수고를 하지 않도록.)

1. 우리는 스스로의 감정을 들여다보는데 취약하다. 그러나 내 감정을 인정하고 대면하지 않으면 성장할 수 없고 행복해질 수 없다.
2. 내 감정을 대면하는 법:
    -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가만히 들여다 보기만 해라.
    - 감정은 보통 8개 중 하나: 분노, 슬픔, 행복, 애정, 두려움, 죄책감/수치, 놀람, 혐오
    - 이 중 사람들이 평소에 무시하거나 덮고 넘어가는 감정: 분노, 슬픔, 두려움, 죄책감/수치
3. 나의 방어기제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방어기제 없이 있는 그대로 느껴라. 흔한 방어기제:
   - 내 잘못이라며 자책한다.
   - 아무 일도 아니라며 감정을 무시하거나 축소한다.
   - 다른 일에 몰두한다.
   - 그 감정을 느끼게 한 사람과 소통을 단절한다.
4. 내 감정을 표현해야 할지, 그저 느끼고 말 것인지 판단한다. 모든 감정을 타인에게 표현할 필요는 없다.
5. 표현하기로 결정했다면 상황과 상대에 알맞은 장소와 시간을 골라서 표현한다.


책이 아직 머릿속에 남아있던 며칠, 순간순간 내 감정에 이름을 붙여보았다. 의외로 나는 수치심절망을 많이 느끼는 사람이었다.  


고객에게도, 배우자에게도, 자녀에게도 인정받고 싶은 욕구. 충족되지 못한 욕구는 수치심으로 변질된다. 누군가의 기대를 채우지 못했다는 수치심과 좌절. 타인이 만족하지 못하면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라니. 나이 마흔셋에 '참 잘했어요' 도장을 찍어달라고 애걸하는 유치원생과 무엇이 다른가. 내 행복의 결정권을 계속 다른 이들의 손에 맡긴 셈이다.


책에 따르면 이런 성향은 어린 시절에 그 뿌리가 있다는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모르겠다. 우리 부모님은 나에게 올'A' 성적표를 요구하지 않으셨고, 그 무엇도 이루어 내라 하신 적 없으신데.  생각해 보니 언제나 무언의 믿음을 갖고 계셨다. 당연히 잘 해내겠지? 똘똘하게 하겠지? 그런 믿음이 나에게 압박이 된 걸까? 어쩌면 믿음의 또 다른 말은 '기대'일 수도.


그리하여 마흔셋 아줌마는 또다시 좌절한다.  그리고 몇 해 전 스스로에게 던졌던 질문을 다시 한번 던져 본다.  여전히 답은 모르겠지만.


 지금 나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답을 알고 있다면, 왜 지금 행동하지 않는가.
오늘 내가 행복할 수 있다면 그 행복을 내일로 미루어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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