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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y Dec 12. 2021

2021년을 돌아보며 느낀 Bar 업계 현황.

코로나가 완전히 끝나지는 않았지만 11월부터 어느 정도 숨은 돌릴 수 있을 정도로 사회적 거리 두기 한층 완화되면서 골골대면서 죽어가던 Bar 업계가 다시 탄력을 받아 활발하게 영업 중입니다.

수도권 같은 경우에는 영업 제한 시간이 오후 10시까지 제한이 걸리면서 오후 4~5시부터 10시까지 영업을 하는 곳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사실 오후 4시부터 영업을 시작하는 건 손님이 어차피 없을 것을 알고 있지만 직원들 월급을 조금이나마 줘야 하고 한 푼이라도 더 벌어보겠다는 다짐으로 울며 겨자 먹기로 영업을 강행했습니다.

지역의 특성마다 조금씩은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Bar에는 손님이 오는 시간이 보통은 9시부터 10시에 들어오기 시작하는데, 국가에서 터무니없는 지원금을 주면서 영업을 10시까지 하라는 건 밤 장사를 하는 업종은 거의 폐업 권고나 마찬가지였다고 생각합니다.

Bar에 손님이 9~10시부터 방문하는 것은 보통은 6시쯤 직장인들이 퇴근을 하고 저녁을 먹고 2차로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물론 1차로도 올 수는 있으나 그건 Bar에 저녁 식사 메뉴가 있는 업장이거나 혹은 식사 대용으로 가능한 음식을 겸비한 곳일 경우 오픈 시간에 맞춰 일찍부터 손님이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영업시간이 짧았던 관계로 많은 사람들이 1차 저녁식사 자리에서 2차로 이어져야 하지만 1차에서 이동하지 않고 식사와 술자리까지 모두 끝냈기 때문에, 술을 마실 수 있는 짧은 시간을 위해서 2차로 가야 될만한 딱히 특별한 이유가 없는 업장인 경우에는 손님을 모객하지 못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제가 운영하는 업장의 경우 2021년 동안 8개월은 영업을 쉬었고 나머지 4개월은 거의 금토 이틀만 영업을 했었습니다.

지난해 코로나 사태가 터진 이후부터는 거의 영업을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이번 사태를 맞이하면서 느꼈던 점들에 대해서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제가 운영하는 업장에 손님이 반드시 와야 할 이유가 무엇이 있는지를 가장 먼저 파악을 해야 했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제가 운영하는 업장은 청담동에 소재하고 있는 '겟올라잇'이라는 업장입니다.

5년째 영업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입소문이 꽤 많이 나있는 편이고, 코로나가 완화된 지금도 주말이면 1주일 전에는 예약이 마감될 정도로 장사가 꽤 잘 되는 업장입니다.

'공연'이라는 유일무이한 콘텐츠를 가지고 있음에도 코로나 사태 앞에서는 소용없었습니다. 저희 업장은 사람이 많이 몰리는 업장이었기 때문에 이 점은 오히려 더욱 많은 손님들의 방문을 기피하는 이유가 되었으며, 직장인들이 주 고객층인 저희로써는 회사에서 모임과 회식을 자제를 권고하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사람들이 더욱 찾지 않는 업장이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이 콘텐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괜찮을 것이다'라고 생각했던 건 매우 큰 잘못된 착각이었습니

그리고 비로소 손님의 방문이 적어지면 업장의 크고 작은 문제점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낙후된 가구와 인테리어, 서비스, 식음료의 퀄리티까지, 그동안 영업이 잘 될 때는 귀찮거나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등한시했던 것들이 이제서야 눈에 띄면서 나 자신을 자책하기 시작합니다. 

물론 이런 크고 작은 것들이 손님의 방문에 영향을 미치기야 하겠지만, 아주 단순하게 생각해 보면 이유는 간단합니다. 식사를 포기하면서까지 Bar를 찾아가거나 아니면 식사를 마치고 1~2시간 남짓 남은 시간 동안 그만한 코로나의 위험과 시간과 돈을 소비하면서까지 그곳에 가야만 하는 이유가 있는 것인가를 생각해 보면 답이 금방 나옵니다.

'그 정도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 업장이 아니었다'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저는 솔직히, 우리나라처럼 밤에 놀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코로나 시국이라고 해서 그 기세가 꺾일까?라고 생각했었지만 꺾이더군요;; 일단은 코로나에 감염되면 나 자신뿐만 아니라 남에게도 피해를 주는 것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자제력을 가지고 외출하는 것을 최대한 자제하더군요,

그렇다고 사람들이 음주를 안 한다기보다는 마트나 주류 숍에서 주류를 구매하여 가정이나 숙박 업체에서 즐기다 보니 이례적으로 와인과 위스키가 마트에서 최고의 판매량을 경신한 한 해였습니다.

현업에 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현재 업장에서 위스키 공급 물량 대란이 터졌습니다. 판매할 수 있는 싱글몰트 위스키 아이템이 거의 없습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업계에서 영업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수입사에서는 Bar에서 소비가 되지 않아 마트나 샵으로 전부 유통하여 소진시켰기 때문입니다.

많은 대중들은 더욱 저렴한 가격으로 위스키와 와인 같은 고급 주류에 한발 더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가정에서 술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다 보니 이제는 Bar를 방문해야만 하는 특별한 매력이 없다면 이제는 평범한 컨셉의 Bar는 아마도 그냥저냥 평타는 치겠지만 큰 매출은 올리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 장소만의 분위기가 되었든, 음식, 칵테일, 서비스 등등 여러 가지 다양한 분야에서 어떤 것을 강점으로 내세울지 진지하게 고민을 해봐야 될 듯합니다.

지금 이 코로나 사태가 언제 다시 악화될지 모르기 때문에 저 역시도 최악의 상황에 항상 대비하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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