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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y Jan 02. 2022

위스키를 마시는 방법-온더록(On The Rock)

위스키


우리는 일반적으로 위스키를 마실 때, 스트레이트, 온더록, 니트, 하이볼 등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즐기는 방법이 있지만, 마시는 사람의 기호대로, 다양한 스타일로 마시면 됩니다.

다만, 위스키의 종류에 따라서 잘못된 방법을 택하게 되면, 비싼 돈을 주고 산 위스키를 망쳐버릴 수도 있습니다.

뭐 이해를 돕기 위하여 예를 들자면, 라면을 끓일 때 라면의 브랜드에 따라서 끓이는 방법과 첨가하는 재료들이 달라지기 마련인데, 짜장라면을 국물 없이 끓이는 것이 국룰이다만, '나는 국물 있는 짜장라면 좋아!!!'라면서 일반 라면을 끓여먹는 방법으로 국물을 풍성하게 끓이는 미친 짓을 감행하는 사람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2년 전에 스코틀랜드에 여행을 갔을 때, 함께 간 일행이 호텔에 있는 싱글몰트위스키 바에서 위스키를 온더락으로 주문했다가 바텐더에게 혼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 바텐더는 '이렇게 훌륭한 위스키를 어째서 얼음에 넣어서 마시려고 하는거야???' 라면서 되묻더군요, (솔직히 이건 내가 생각해도 선 넘는 주문이긴 했었던 듯...)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탈리아에서 커피는 '아메리카노' 그러니까 '물을 탄 커피'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한 여름에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면 에스프레소에 미지근한 물을 타주면서 인상을 쓰는 나라입니다.(혹은 아예 주문대로 안주거나) 커피에 물을 타는 행위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자국의 커피 문화에 프라이드가 굉장히 높은 나라입니다.


커피에 물을 타마시는 미국인들의 커피를 지칭하여 생겨난 것이 바로 '아메리카노'입니다.

이처럼 위스키를 종류에 상관없이 얼음에 넣어서 마시는 나라도 아마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최근 10여 년 사이에 위스키를 취급하는 Bar들이 정말 많이 생겨나면서 위스키를 올바르게 마시는 방법이 많이 자리 잡았지만, 


얼음에 넣어 마시면 안 되는 위스키들을 맛에 상관없이 위스키의 독한 맛이 싫어서 얼음에 타마시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가 정말 많습니다. 그렇다고 주제넘게 이렇게 저렇게 마셔라라고 강요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허허...

그래서 지금부터 제가 개인적으로 위스키를 즐기는 방법과 생각에 대해서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니트와 온더록

온더록(On The Rock)

글라스의 면적이 넓고 짧은 글라스를 우리는 온더록 글라스라고 합니다. 이 글라스에 얼음을 넣은 것을 우리는 흔히 온더록 스타일이라고 하고 글라스에 얼음을 넣지 않는 것을 '니트(Neat)'라고 합니다.

이 니트에 대해서는 아래에 자세히 다루도록 하고 온더록 글라스에 얼음을 함께 넣어마셔도 좋은 위스키들은 개인적으로 주로 엔트리급 '버번' 그리고 '몰트' 위스키입니다.

엔트리급이라는 것은 보통 8,10,12년 급 숙성 위스키를 뜻합니다.


버번위스키를 추천하는 이유는 다소 강렬한 향과 스파이시한 플레이버 때문인데, 브랜드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버번이나 몰트위스키를 니트로 드셨던 분들은 공감하실 만한 가장 강하게 느껴지는 맛은 버번은 '오크' '매운맛'입니다. 그리고 싱글몰트 위스키는 '오크' '피트' '바닐라' 가 대표적입니다.


숙성 연수가 오래되고 길어질수록 더욱더 부드러워지기 마련이고 향과 맛은 더 섬세해지며 저 연산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작은 미세한 다채로운 맛과 향이 더 해집니다.

이렇게 숙성 연수가 낮은 위스키는 섬세하고 부드러움은 고 연산보다 덜 하지만 대체적으로 위에서 언급한 대표적인 플레이버와 강렬하게 느껴지는 알코올 향이 돋보입니다.


그래서 다소 이 강한 알코올 향을 중화시키기 위해 얼음에 넣어서 마시게 되면 대체적으로 알코올이 부드럽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 얼음에 접촉하게 되면 물이 많이 생기기 때문에 맹숭맹숭한 맛으로 무슨 위스키인지도 모르는 그런 맛으로 마셔야 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대체적으로 어지간하면 얼음 없이 니트로 위스키를 즐기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긴 하나, 종종 온더록으로 즐길 때는 맛과 향이 너무 강하거나 거친 느낌의 위스키는 온더록으로 얼음에 마시기도 하는데 제가 늘 강조하는 것이지만 얼음이라고 다 같은 얼음이 아닙니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냉장고에 구성품으로 딸려있는 얼음 몰드라든지 얼음 정수기라든지 하는 얼음은 일단 사용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얼음 내구도가 약해서 금방 물이 녹아 나옵니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가까운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판매하는 식용 돌얼음을 구매하거나 요즘에는 가정에서 위스키를 즐기는 인구가 늘면서 위스키용 아이스볼 메이커가 시중에 판매되고 있으니 자주 마시는 분들은 구매해서 미리 얼려놓는 것도 좋은 방법일듯합니다.


개인적으로 15년산 정도까지는 얼음과 함께 즐겨도 괜찮다고 생각되며 21~30년 이상급 위스키들은 '얼음 없이' 니트로 즐기는 것을 추천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이미 향과 맛이 오래된 숙성으로 인하여 충분히 부드러워졌기 때문에 여기에 얼음까지 더한다면 고 연산에서 느낄 수 있는 미미하고 다양한 플레이버를 느끼기가 어렵습니다.



몰트와 그레인이 블렌딩된 블렌디드 스카치(밸런타인, 조니워커)는 부드러운 것이 가장 큰 특징이기 때문에 더더욱이 느끼기가 어렵습니다.


온더록에 대한 제 개인적인 의견을 정리하자면 버번과 싱글몰트위스키, 엔트리급 저 연산 숙성 위스키가 적합하며, 고 연산이나 블렌디드 스카치 같은 부드러운 위스키는 니트로 마시는 것이 훨씬 좋다.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엄청난 판매율을 자랑하는 윈저, 골든 블루, 임페리얼같은 위스키들은 왜 많은 사람들이 얼음에 타서 마시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 그것은 잘 생각해 보면 유흥업소 같은 곳에서 얼음에 희석시켜서 마시거나 이 희석 시킨 위스키를 스트레이트 글라스에 따라서 마시는데, 그건.. 그냥...술을 오래, 많이 마시기 위해서 마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요즘 유흥업소에 판매하고 있는 위스키들은 저도주 즉 40도가 아닌 35~6도쯤 되는 알코올 도수로 제품을 출시하는데, 저는 단 한 번도 이 저도수 위스키를 맛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허허...

온더록에 이어 니트, 스트레이트, 하이볼 편으로 나누어 작성하여 업로드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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