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oy Sep 19. 2022

'동업'의 끝이 아름다울 수 없는 이유.


8월 31일을 끝으로 자발적으로 '무직'이 되었습니다.

동업으로 업장을 운영한 지가 3년 6개월 정도 되었는데, 그 끝은 씁쓸하게 끝나게 되었습니다.

5년 전쯤에 동업으로 업장을 시원하게 말아먹고 정신과에서 꽤 오랜 기간 상담치료를 받았던 경험이 있었는데, 지난달부터 날이 갈수록 5년 전 증상이 다시 생기게 돼서 정신과에서 정밀검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기간 때는 영업을 못해서 스트레스를 받았고 이번에는 영업을 시작하고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서 이러다 정말 대형사고를 크게 칠 것 같아서 운영하는 업장에서 빠지겠다고 이야기하고 업장에서 손을 떼게 되었습니다.


제가 40년 가까이 인생을 살면서 정신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스트레스성 공황 장애를 다시 겪게 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제가 멘탈이 약하고 스트레스에 예민한 성격일 수 있기 때문일 수도 있으나, 일단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원인에 대해서 적어보자면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업무의 강도에서 오는 스트레스보다 사람에서 겪는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가장 큽니다.


5년 전에 업장을 폐업하면서 동업에 대하여 후회를 막심하게 해놓고서 '이번엔 아니겠지, 설마 이 사람들과 틀어질 일이 있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같은 실수를 반복한 제 잘못이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동업을 끝낸 상태에서 제가 투자했던 투자금에 대한 정리만 남은 상황에서 동업을 했던 사람들과는 어떤 관계로 남느냐면 저로서는 두 번 다시 얼굴을 볼 생각이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안 좋게 끝났다는 이야기죠, 물론 동업을 끝내며 좋은 관계로 끝냈다는 사람들은 거의 못 봤고 안 좋게 끝났다는 사람들의 경험담을 수없이 전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업을 선택하는 가장 큰 두 가지의 경우에는 자신이 업무의 능력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함께 메꾸기 위해서 시작하거나, 혹은 가지고 있는 자본금이 부족한 경우에 해당됩니다.


물론 이 두 가지의 경우를 제외하고 돈도 부족하지 않고 업무적인 능력으로 부족하진 않지만 그냥 마음이 맞는 사람과 함께 사업을 시작해 보고자 동업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동업을 끝내게 되는 가장 큰 근본적인 원인은 대부분 '돈' 혹은 '운영에 대한 견해' 때문입니다.


동업을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투자금에 비례하는 지분 비율이 중요한데, 투자금이나 혹은 영업 이익에 기여하는 근무 능력에 따라서 결정하게 되는데, 계약서에 서명하는 순간 다시 되돌리기는 어려움으로 처음에 이 부분에 대해서 정말 신중하게 생각하고 결정해야 합니다.


계약을 어떻게 했든 동업을 시작했다면, 파트너와 마음이 잘 맞아 정말 아무 불만 없이 비즈니스 관계를 잘 이어나가고 있다면 너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서는 '내가 손해를 보고 있다'라는 생각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더욱 커지면서 서로의 동업 관계에 대한 입장 차이가 발생하며 의견을 좁힐 수 없겠다 라는 생각이 들면서 동업의 관계는 결국 파국으로 치닫게 됩니다.

이런 생각이 조금이라도 들 것 같은 예감이 들면 처음부터 시작을 절대 안 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 주위에도 좋은 동업 관계를 이어나가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이런 부분에 대해서 서로 불만이 거의 없는 경우입니다.


서로 잘 알고 있는 친밀한 사람과 동업을 하면 괜찮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이 됩니다만,


첫 번째 동업을 같이 했던 파트너는 사전에 일면식이 없었던 사이였고 두 번째 동업은 최소 각각 15년, 5년 정도 알고 지낸 사람들과 시작을 했습니다만, 어찌 됐든 똑같이 다툼과 불만은 생기게 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절대 무슨 불만이나 일이 생기면 쌓아놓고 삭히는 성격이 아닌데, 이걸 배려한답치고 점점 쌓아놓다가 터져서 이 지경까지 왔습니다만, 업무적인 관계에서 불만을 이야기하면 서로에 대해서 잘못을 인정하기보다는 서로의 의견을 내세우며 더 싸우게 되면 상황은 악화됩니다. 불만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받아들였다면 동업의 관계가 깨질 일이 없었겠죠.


니가 잘못했네, 내가 잘했네, 나는 무슨 일을 맡고 있네, 너가 하기로 한 파트에 대해서 일을 똑바로 안 했네, 뭐 싸우게 되면 일단 서로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말을 되로 주고받으며 시작됩니다만, 동업의 관계에서 싸우게 될 수는 있겠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 추후에 서로 인정하지 않고 넘어가면 거의 대부분 동업의 막장에 다가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듯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동업을 끝내고 나오게 된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앞서 이야기한 돈에 대한 원인보다는 '이 사람들과는 더 이상 나의 미래에 대한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였습니다. 동업자들과 수평적인 관계보다는 저의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금에 대해서 시작부터 잘못된 상하 관계라고 느끼게 되고 운영자금 관리나 영업 이익에서부터 경영권에 대한 불만이 생기게 되자, 정말 거짓말처럼 그토록 오래 알고 지낸 이들과 두 번 다시는 그리고 더 이상같이하고 싶지 않다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동업을 무조건 안 하시는 것을 가장 권장하지만 그래도 자본금이 부족해서 동업을 해야겠다면 차라리 투자를 받고 상환하는 방식으로 스스로 혼자 운영하시는 방식을 추천하고, 동업자와 함께 일을 해야 되는 상황이면 무조건 5:5로 손해도 이익도 세금도 무조건 반반씩 부담하는 계약하는 조건으로 진행을 해야 되고, 정말 돈도 하나도 없고 동업자와 함께 업장을 운영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라면 본인의 영업 이익의 지분이 얼마가 됐든 간에 앞으로 절대 이 수익구조에서 불만을 갖지 않아야 합니다.(제가 이 세 번째의 최악의 경우에 해당됩니다.)


하지만 대부분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동업의 관계가 깨지게 됩니다.

동업의 끝은 돈 잃고 사람까지 잃게 되는 최악의 인간관계로 끝날 가능성이 아주 큽니다. 동업에 있어서 정신 질환까지 얻고 나온 저로서는 정말 인생에서 시간과 돈이라는 비싼 수업료를 지불하고 다시 확실히 되새기게 되었습니다.


스트레스성 공황장애 판정을 받았던 저는 정신과에서 꾸준한 상담 치료와 약물 치료를 받으라고 권장했지만 퇴사를 하고 핸드폰을 안 보고 살았더니 2주 만에 정상 범위 내로 돌아온듯합니다.

이제는 돈이 모자라도 때려죽여도 동업은 하지 않을 것이며 홀로 일어서기 위해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계획을 세워볼까 합니다.


두서없이 쓴 글을 잃어주셔서 감사드리고 누군가 동업을 한다고 하면 이 글을 보시고 그런 생각은 안 하셨으면 합니다.(ㅋㅋ)


앞으로는 하루에 2시간 이상은 글을 써볼까 합니다.

(어떤 내용의 게시물이 될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만...)

감사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에스프레소 마티니(Espresso Martini)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