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프레소 마티니는 바텐더마다 조금씩은 다른 비율과 재료를 사용하여 자신만의 레시피로 다양한 맛을 표현합니다. 에스프레소 마티니가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유행하게 된 건 바카디 코리아에서 보드카 '그레이구스(Grey Goose)'가 수입된 시점부터입니다.
2010년대 초반 당시의 바텐더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읽어봤을 서적.
당시에 그레이구스는 프랑스 프리미엄 보드카라는 타이틀로 유행하기 시작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청담동에서 바카디 코리아의 제품으로 이루어진 칵테일바와 서적 '믹솔로지'가 많은 바텐더들에게 영감을 주었고 칵테일을 생과일이나 핸드메이드 시럽을 이용하여 만들어내는 새로운 접근 방법으로 상당히 신선한 충격과 붐을 일으켰습니다.
지금이야 레몬이나 라임으로 칵테일을 만들어내고 신선한 허브나 생과일을 쉽게 구할 수 있었지만 이 당시엔 민트와 라임조차 쉽게 구할 수 없었던 시절이었습니다.
아마 이때쯤에 에스프레소 마티니라는 것을 처음 경험해 봤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니!! 커피에 보드카를 넣는다고???"라고 생각할 만큼 커피에 술을 넣는다는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었기에 갓 내린 에스프레소에 설탕 시럽과 그레이구스 보드카를 쉐이킹해서 만들어진 이 에스프레소 마티니는 저에게 충격이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지금이야 대수롭지 않게 "그게 왜? 뭐?"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당시에는 주스류 같은 공산품과 리큐르로만 칵테일을 만드는 시절이었기에 저의 칵테일에 사용되는 생과일은 레몬, 오렌지, 파인애플, 전부였습니다.
기록에 의하면 1983년 런던에서 보드카와 깔루아(Kahlua) 그리고 티아 마리아(Tia Maria) 라는 커피 리큐르를 이용하여 만들어졌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깔루아에서는 에스프레소 마티니를 홍보 수단으로 아주 잘 이용하고 있으며 RTD 캔 음료까지 시판하는 뽕을 뽑는 마케팅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깔루아를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인위적인 단맛이 너무 강해서 뭔가... 커피 맛 캔디를 녹여먹는 느낌도 들고.... 술 마시면서 살찔 걱정은 해본 적이 거의 없는데, 베일리스와 깔루아를 먹을 때면 '이거 마시면 살찌겠다.'라는 생각이 어김없이 들고는 합니다.
에스프레소 마티니는 이처럼 다양한 변화를 주고 명확하게 정해진 레시피가 없고 커피 + 보드카 + 설탕 이 세 가지만 사용되면 에스프레소 마티니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커피 리큐르를 사용하던, 머신에서 갓 내린 에스프레소(이것도 원두마다 또 맛이 다 다름)를 사용하여 만들어주던 전부 개성 있는 다양한 칵테일이 나올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에스프레소 마티니를 몇 번 경험해 보지 못한 분들께서는 주문하는 칵테일 바마다 너무나 맛의 편차가 크게 느껴졌으리라 생각됩니다.
어디 바에서는 이렇게 만들어주고 어디 바에서는 저렇게 만들어주는.... 그러니까 뭐가 맞는 건지 모르겠지만, 일단 마시면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에스프레소 마티니를 잘 만들어주는 바텐더에게 주문하면 됩니다.
그런데 어째서 이름이 에스프레소 '마티니'인 건 V 모양의 칵테일글라스에 담는 칵테일들은 재료가 무엇이든, 끝에 자연스레 '마티니'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습니다. 애플 마티니, 초콜릿 마티니, 스트로베리 마티니 등등...(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제가 어제 영상으로 제작한 에스프레소 마티니 칵테일 메이킹 영상입니다.
요즘 코로나로 영업을 주말에만 하고 있다 보니 평일에 남는 시간에 영상 편집을 취미로 하고 있습니다.
저는 에스프레소와 오렌지 리큐르 코인트루, 로쏘 버무스를 이용해서 오렌지향이 물씬 풍기는 에스프레소 마티니를 제 시그니쳐 레시피로 만들어 서브하고 있습니다.
설탕시럽을 많이 사용하는 대신 코인트루의 당분으로 어느 정도 단맛을 보충해 주고 피니쉬에 오렌지향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로쏘 버무스는 감칠맛의 풍미를 더 해주기 위해서입니다.
일단 제가 개발해서 만든 거니 당연히 맛은 너무 있습니다.... (?)
하하하하하-!!!
여러분들도 가정에서 한번 따라 해보시면 좋을듯합니다.
아, 물론 에스프레소 머신 + 보드카 + 코인트루 + 로쏘 버무스 + 설탕시럽을 전부 가지고 있다면 말이죠....
(그리고 원두는 산미 없고 강도 높은 걸로.....)
는 농담이고, 가정에서 해보실 수 있는 레시피를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에스프레소 대신 카누 내 안의 작은 카페를 준비해 주시고, 팔팔 끓는 물 40ml 정도에 1포 정도 뜯어서 에스프레소 대용으로 사용하시면 됩니다.
에스프레소 마티니의 팁 몇 가지를 알려드리자면 첫 번째는 메이킹을 하실 때 영상처럼 커피가 매우 뜨겁기 때문에 충분히 쉐이커 밑에 얼음을 받쳐 최대한 빠르게 식혀주면서 만들어줘야 얼음의 녹는 물의 양을 최소화시킬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제가 만든 것처럼 칵테일의 크레마가 잘 살아있으려면 쉐이킹을 아주 강하고 빠르고 짧게 해주셔야 한다는 점입니다. 쉐이킹의 강도와 속도가 느린 상태로 쉐이킹을 하게 되면 크레마가 생성이 될 수 없으니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크레마는 비주얼적으로 아름다워 보이기도 하지만 마셨을 때 입술에 닿는 촉촉한 감촉을 더 해주는 중요한 요소이니 반드시 기억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