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oy Jan 05. 2022

위스키를 마시는 방법-니트(Neat)

위스키

지난 온더록 편에 이어 이번 시간에는 니트에 대해서 다뤄볼까 합니다.

니트는 '얼음 없이' 마시는 것을 뜻합니다.


얼음 없이 원액의 그대로의 상태로 마시는 것을 뜻합니다.

바에서는 보통은 위스키 전용 테이스팅 글라스에 서브가 되어 나오는데, 온더락 글라스에 얼음을 안 넣어 마셔도 '니트(Neat)'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저렇게 마시려면 먼저 잘생긴 얼굴부터 돼야... )

'존윅(John wick)'이라는 영화를 보면 위스키를 종종 이렇게 온더록 글라스에 얼음 없이 마시는 장면이 나오는데, 볼 때마다 '나도 버번위스키 저렇게 마시고 싶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보통은 '글랜 캐런(Glen cairn)'이라고 불리는 글라스에 서브가 되어 나오는데, 와인, 샴페인, 코냑도 마찬가지고 각각 어울리는 글라스에 알맞게 서브 되는 것이 정석인데, 이런 전용 글라스가 미각과 특히 후각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큽니다.


종류마다 다른 리큐어들이 뿜어내는 향이 전부 다르기 때문에 이 향을 보다 효과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향을 효과적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은 글라스의 넓은 내부 굴곡진 모양이 향을 모아주는 역할이 가장 중요합니다.

출처:글렌캐런 글라스 코리아


위스키에서는 그 역할을 바로 이런 튤립 모양의 글렌 캐런 글라스가 만들어줍니다.

그렇다면 어째서 와인글라스나 기타 다른 크기가 넓은 글라스가 아닌 이 글렌 캐런 글라스일까요,

일단 첫 번째는 글라스의 크기가 작기 때문에 소량으로도 위스키의 향과 맛을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위스키는 와인처럼 한 번에 100ml 이상 따라서 마시는 주종이 아니라, 아주 작게는 5~10ml 그리고 보통은 30~45ml 정도까지 따라서 즐기기도 합니다.


이유는 높은 알코올 도수인데, 알코올 도수가 최소 40도 이상이기 때문에 미미하게 입술만 적실 정도만 테이스팅 하게 되어도 위스키의 맛과 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스템(다리)이 있는 글렌캐런 코피타 글라스

두 번째는 높은 휘발성 때문입니다. 와인글라스처럼 내부의 폭이 넓고 큰 글라스를 사용하게 되면 보다 많은 산소와 접촉하기 때문에 향 자체가 많이 날아갑니다.

그래서 위스키를 따라놓고 1시간 정도 가량 흐른 뒤에 테이스팅을 해보면 알코올이 날아가기 때문에 맛 자체가 부드럽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맛이 없어진다는 얘기...)

보시는 바와 같이 휘발성으로 인하여 향이 날아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캡(뚜껑)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참고로 비쌈)

와인 같은 경우에는 탄닌의 거친 맛을 중화시키기 위해 일부러 공기와 접촉을 시키는 '브리딩(Breathing)'이라는 작업을 하기도 하는데, 위스키는 공기와의 접촉을 최소화시키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위스키 드랍퍼(Whisky Water Dropper)

하지만 다소 강한 위스키의 알코올의 향을 중화시키는 방법도 존재하는데, 이 방법은 바로 '물'입니다.


'위스키 워터 드랍퍼' 라고 하는 도구를 이용하여 원액에 4~5방울 정도의 물을 첨가하게 되면 위스키의 분자를 활성화시켜 향이 피어오르는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이 방법을 선호 않는 편입니다만,, 알코올 도수가 아주 높은(50도 이상) 강한 위스키에만 가끔 시도하는 편입니다. 위스키의 캐릭터 자체가 부드러운 위스키의 경우에는 이 방법을 사용하면 더욱 향이 연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그리고 저 위스키 워터 드랍퍼가 시중에 8만 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는데, 사실 스포이드나 빨대로 해도 전혀 무방합니다.

위에서 처음에 언급한 존윅이나 미국의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는 종종 위스키를 온더록 글라스에 얼음 없이 니트로 마시는 장면이 나오는데, 아마도 글렌캐런 글라스가 탄생한 것은 1981년이니 이제 막 40년 밖에 되지 않았으므로 80년 이전에는 글렌캐런 글라스가 없었거니와 버번위스키 같은 경우는 아이리시, 스카치위스키 보다 훨씬 더욱 강렬한 스파이시한 향과 바닐라 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비교적 면적이 넓은 온더락 글라스에 따라 마셔 일부러 향을 날려서 부드러운 느낌으로 즐기는 취향도 있습니다 (이게 바로 접니다. 허허)

위스키 전용 스톤(님들이 생각하는 그 돌멩이 맞음.. 대리석 느낌...)

얼음을 넣는 온더락은 물이 녹아서 싫고 그렇다고 니트로 즐기자니 차갑게는 마시고 싶은 분들을 위하여 위스키 스톤이라는 것도 존재합니다.(스테인리스 제품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걸 넣어서 마시면 이질감도 들고... 그리고 무엇보다 싫은 건 입에 닿는 촉감이 영.... 저는 별로 싫더군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선호하지 않습니다.

더 니트 글라스 (The Neat)

니트 글라스에는 글렌캐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위스키 테이스팅 대회에서도 사용하는 '더 니트(The Neat)'라는 글라스가 있습니다.


글렌캐런 글라스는 향을 모아서 올려주는 효과가 있어서 코를 너무 가까이하고 테이스팅을 하게 되면 알코올 향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코를 확 쏘거나 아니면 눈이 시릴 정도의 알코올 때문에 눈물을 흘리면서 테이스팅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니트 글라스는 향을 모아서 위로 둥글게 퍼지는 효과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미세한 향을 더욱 효과적으로 캐치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저도 가지고 있는데 찬장에서 꺼내기 귀찮아서 사놓고 한 번도 안 씀;)


위스키를 니트로 즐긴다는 것은 온더록 보다는 향과 위스키가 가지고 있는 캐릭터를 온전히 느끼기 위해서 마시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편하고 가볍게 즐기려면 온더락으로 그리고 위스키의 특징과 개성을 뚜렷하게 느끼고 싶으면 니트를 추천하는 바입니다. 글렌 캐런 글라스는 네이버에서 검색하면 구매가 가능하더군요,


이만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진토닉(Gin&Tonic)_토닉과 진 그리고 얼음(上)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