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oy Aug 25. 2023

진 소닉(Gin Sonic)

섬세한 진의 향을 살리기 위한 칵테일.



저는 개인적으로 토닉워터(Tonic Water)가 사용되는 칵테일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토닉워터의 떫은맛을 선호하지 않아서입니다.

토닉워터의 텁텁한 맛이 입에 계속 맴 돌아서 이 텁텁한 맛을 지우기 위해 뭔가를 계속 집어먹습니다(그냥 안주빨이라는 뜻)


우리나라에서 진 토닉은 아직도 단연 인기 칵테일 순위에 들어가 있지만, 이제는 진 토닉보다 위스키 하이볼이 무섭게 치고 왔기 때문에 요 근래에는 저도 바에서 근무하면서 진 토닉보다는 위스키 하이볼을 찾으시는 분들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불과 한 1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진 토닉의 인기가 압도적으로 높았으나, 요즘에는 진 토닉 말고도 맛있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칵테일이 많이 알려졌기 때문에, 많이 찾진 않는듯합니다.

토닉워터의 종류만 하더라도 예전에는 '키니네 향'만 첨가된 캐나다 드라이 혹은 진로 토닉워터밖에 없었기 때문에 다른 대안이 없었으나 요즘에는 피버 트리(Fever Tree) 그리고 토마스 헨리(Thomas Henry) 같은 키니네가 함유된 프리미엄 리얼 토닉워터도 많다 보니 고급 토닉워터를 선호합니다. (문제는 가격이..... 쪼께 높다는 점)

봄베이 사파이어


아마도 진 토닉의 인기가 가장 절정이었던 때는 아마도 봄베이 진(Bombay Gin)이 국내에 처음 수입되었을 때인듯합니다. 당시에는 국내에 수입되던 진이 몇 개 없었는데, 텐커레이, 고든스, 봄베이, 비피터 요 정도 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봄베이 진은 사실 바틀 디자인에서 일단 절반은 먹고 들어갔고, 만드는 과정이 약간 독특한데, 진에 사용되는 보타니컬 재료를 넣고 증류하지 않고 증류기 중간에 바구니 형식으로 재료를 증기를 통과시키는 방법으로 만들기 때문에 여타 다른 진에서 나는 특유의 진의 향이 강하지 않고 은은하게 느껴졌기 때문에 인기가 높았습니다.

(진을 마시면서 진의 향이 많이 나지 않아서 많이 마신다는 건 지금 생각해도 아이러니.)

지금은 셀 수도 없는 수많은 브랜드의 진이 국내에 수입되었고, 프리미엄 진에서는 핸드릭스가 시장을 꽉 잡고 있고 몽키47 같은 정말 풍부하고 향수 같은 느낌을 주는 프리미엄 진도 있습니다.


핸드릭스 진으로 가장 많이 마시는 것은 역시 진 토닉인데, 오이와 장미 에센스가 첨가되어 만들어지다 보니 오이 슬라이스를 곁들여서 마시면 오이의 상쾌한 향이 가미된 토닉을 즐길 수 있습니다.

(국내에 모든 바에 오이를 항상 배치하게 만든 주범)


그리고 앞서 이야기했던 몽키47 같은 경우는 향이 정말 풍부한데, 보통은 가격이 좀 나가는 스피릿 같은 경우에는 다양한 식재료를 섞어서 칵테일을 만든다기보다는 보통은 진토닉이나 마티니 같은 스피릿 본연의 맛을 잘 살릴 수 있는 칵테일로 즐기기 마련입니다.



이제부터 이야기할 진 소닉 Gin Sonic 은 Soda + Tonic 의 합성어입니다.

저처럼 너무 강한 토닉워터 향을 좋아하지 않으시는 분들에게 아주 탁월한 선택의 칵테일인데,

토닉워터와 소다의 비율을 반반씩 넣는 것이 보통입니다. 반반이 아니더라도 바텐더가 추구하는 스타일에 따라서 비율은 조금씩 다릅니다.


소다와 토닉을 섞는 이 소닉이라는 방법은 2000년대에 가장 먼저 일본에서 시작하였는데, 저도 아주 오래전에 일본에서 소닉이라는 스타일로 진을 즐긴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압니다.

진을 하이볼 스타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는데, 레몬과 소다가 사용되는 톰 콜린스 Tom Collins, 라임과 소다가 사용되는 진 리키 Gin Rickey 같은 칵테일도 있습니만, 시트러스 계열의 레몬이나 라임 같은 과일을 곁들여 소다수와 함께 넣는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런 하이볼 스타일과 진 토닉의 중간 어딘가에 위치한 칵테일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좋을듯합니다만, 미세하고 은은한 향이 잘 살아있는 진을 토닉워터를 넣다 보면 토닉의 강한 키니네 향 때문에 진 특유의 풍미가 가려지기 때문에 토닉을 절반 정도만 넣고 소다수를 채워 청량감을 잘 표현하는 것이 진 소닉의 포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나 이 진 소닉은 프리미엄 진으로 만들었을 때, 빛을 볼 수 있는데, 진 소닉을 만든 본 고장 일본에서는 벚꽃향이 가미된 로쿠 진 Roku Gin 으로 만들더군요,(하지만 아쉽게도 국내에는 수입이 안됨)

키노비 진


국내에서 추천할 수 있는 진은 키노비 진 (Kinobi Gin)이 있습니다.

유자, 녹차, 히노끼 나무 등등 일본을 표현할 수 있는 식재료는 다 때려 넣은 듯한 본 투 비 교토 진입니다.

이렇게 향이 풍부한 좋은 진으로 소다와 토닉을 비율을 맞춰서 넣었고 레몬이나 라임 슬라이스 한 조각을 넣어주면 끝인 아주 간단한 칵테일입니다.


언제나 문제는 만드는 방법이 간단할 수록 재료의 상태와 얼음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소다와 토닉은 당연하게도 아주 차가운 냉장 상태로 보관되어 있어야 하며, 이런 하이볼 스타일에는 '얼음'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가정에서 얼린 그저 그런 얼음을 사용하여 만들면 물이 금방 녹아서 나오기 때문에 금방 밍밍해지므로 이런 포인트만 기억하셔서 진 특유의 보타니컬한 향을 잘 살린 진 소닉을 마셔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1 1/2 ounces gin

    2 1/4 ounces club soda  

    2 1/4 ounces tonic water  

    Garnish:  lemon or lime twist



작가의 이전글 옥토모어 에디션 14.1(Octomore)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