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화이트리 May 22. 2018

엄마의 발 뒤꿈치 갈라짐을 보고나서 느낀 점

엄마는 슈퍼맨


우리 엄마는 우리 세남매를 먹이고, 재우고, 키우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셨다.

이른 새벽아침, 새벽인게 무색할정도로 꽉 막힌 정체길 고속도로에 오징어와 호두과자를 파는 능수능란한 아저씨들 사이에서 김 폴폴 나는 찐 만두를 파는게 우리엄마의 아침 일과였다. 엄마는 그 일을 오랫동안 했다.

어렸을 적에는 우리 엄마가 슈퍼맨인주 알았다. 없는 살림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우리엄마의 허리가 펴져있는 모습을 본적이 손에 꼽을 정도이니깐.


내가 조금 더 키가 커졌을 때 즈음, 엄마와 아빠는 작은 분식점을 열었고 학교가 가까운 터라 매일 분식집에서 놀고 먹고를 했다. 집이 가까웠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집보다는 그 분식점이 좋았다. 어렸을 적이기에 엄마를 좀 더 많이 보고 싶었던 마음이 컸기 때문일까, 그 분식집은 나에게 안식처였다.


하지만 갑자기 기울이게 된 가정형편으로 인해 나의 안식처인 분식집을 접고 엄마는 우리를 먹여살리기 위해서 왠만한 남자들도 힘들다는 입주청소 일을 시작했다. 새벽같이 만두를 팔러 고속도로에 나갔던 그 시절과 비슷하게 엄마의 새벽아침 일과는 또 다시 시작했다. 여기서 좀 바뀐게 있다면 이른아침에 나갔다가 해가 뉘엇뉘엇 지고나서 들어온다는 점이였다. 물론 전 보다 더 고된 일이였다.


고된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오면 쓰러지듯 잠에 드는 엄마를 보며 다시금 슈퍼맨이 보이기 시작했다. 여러 일을 해보셨겠지만 이 청소일이라는 것은 정말 힘드셨나보다. 엄마의 거친 손과 발 뒤꿈치를 보며 느낀 점이다. 광합성을 받아야 식물이 자라나듯 나에게도 엄마의 이런 악착같은 노력의 증표들이 나를 자라게 한 것이 분명했다. 엄마는 내가 자라나는 속도보다 훨씬 더 빠르게 늙어가기 시작했다.



하긴, 이 발이 일조를 하긴 했지.


어느 집안 누구나 그러하듯 우리는 엄마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엄마는 다 큰 딸, 아들을 보고도 아직까지도 먹여 살려야 한다는 욕심이 있나보다. 그도 그만했으면 좋겠는 것이 금방이라도 피가 날 것같은 발 뒤꿈치를 보면 이 글을 보는 사람들도 그만 좀 욕심을 버리라고 손사레 칠 것이다.


우리 엄마는 찜질방을 좋아한다. 이 발 각질을 40도가 가까운 탕에 불리고 불려서 발 뒷꿈치 전용 강판으로 갈아야 어느정도 효과를 봤으니까. 하지만 욕심이 많았던 엄마는 그 흔한 찜질방도 자주 가지 못했다.



어쩔땐 많은 짐을 떠안고 노력하는 슈퍼맨이지만, 어쩔땐 주변 사람 쉬엄쉬엄하라는 주변사람들 말조차 듣지 않고 고집불통 막나가는 아줌마 였던 우리 엄마는 그 흔한 발 각질 제거 화장품 조차 없었다. 없는 형편이라도 그렇지..

사실 지금은 없는 형편이 아니다. 꼬마였던 아들들이 지금은 어엿한 직장인이기 때문에. 막내딸인 나조차도 돈을 벌지 않는가? 그래서 우리 삼남매는 엄마에게 어버이날, 생신, 기념일 등등을 항상 잘 챙겨드린다. 그럴 때마다 마음의 짐이 하나 둘 씩 내려앉는 느낌이였기 때문이다.

가끔 발 각질을 보며 정말 엄마는 미련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꼈다. 맘에 드는 화장품이 있으면 바로 결제버튼을 누르는 나와는 달리, 거칠거칠 부르튼 발 뒤꿈치 각질로 인해 아파하면서도 그 흔한 바디 각질제품이 없는 엄마가 정말 속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엄마에게 여러가지 제품을 사드렸다. 자식들이 선물을 사오면 뭐하러 샀냐면서 입가엔 미소가 번지는건 어느나라 엄마던 다 똑같나보다.



평소 내가 자주 쓰는 알갱이가 두꺼운 발 각질 제거제를 추천해주었지만 엄마는 이상하게도 발 각질이 심한 편인데도 알갱이가 크면 큰 효과가 없더라고 한다. 그도 그럴것이 우리 엄마 발은 아주 어렸을때부터 부르트고 거칠었으니.

그래서 입자가 작은 발 각질 제거제부터 차근차근 시작해보자고 생각했고, 결과는 성공적이였다.


어느정도 효과가 있었나보다. 부르텄던 발 각질들로 고생했던 우리 엄마 발이 매끈해지고 촉촉해진게 느껴져서 이 매끈해진 발로 하여금 나의 무거웠던 짐들이 점점 가벼워지더란다.


어버이날이랍시고 대야에 물을 받아놓고 '우리 x혼했어요'의 알렉x처럼 다정하게 씻겨주지는 못했지만 나는 부르튼 엄마 발 각질을 보면서 왜 이 지경까지 발 각질 제거 한번을 안했냐고 툴툴대면서 엄마의 발 각질을 직접 스크럽해주었다. 엄마가 웃었다.


발 각질을 보며 우리 엄마는 참 악착같이 살았다고 느꼈다. 이제 우리엄마는 우리가 어렸을 때보다 더 빨리 늙기 시작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엄마는 우리 세남매를 먹이고, 재우고, 키우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신다.




(사용한 제품은 문의가 많아 링크 달아두겠습니다.)

http://ryuspakorea.com/product/detail.html?product_no=48&cate_no=26&display_group=1




금주 화이트리 인기글


작가의 이전글 발냄새 때문에 사람들이 피하는 거 같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