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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이트리 May 31. 2018

너무나도 갑자기 청소가 하기 싫었던 날



청소는 누구에게나 귀찮은 일이다.


청소를 업으로 삼은지 2년째 되지만 나도 청소가 하기 싫을 때가 있다. 

누구 밑에서 일하는게 싫었던 나는 어떤 일을 하는 것보다 속박되지 않고 일할 수 있어서 인지 뭔가 매력을 느껴서 독립적으로 청소업을 시작했다.


언제나 촉박하게 작업을 마무리 해야 하고 고객들의 기준에 맞는 작업물을 만들어내야 했던 지난 날은 업무를 시작하기도 전에 기운이 빠졌었다. 반면 지금은 자유롭게 일을 하면서 고객들과 소통하면서 웃고 떠들면서 일을 한다.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이 일을 시작하고 나는 자유를 얻은 대신 귀찮음을 얻었다. 


아침에 일어나 알람 벨 소리 끄는 것도, 졸린 눈을 비비며 방을 나서는 것도, 아침 밥을 챙겨 먹는 것도 유난히 귀찮고 얼른 하루가 끝났으면 좋겠는 생각들이 머릿속을 덮을 때 즈음에는 이미 나는 출근을 하고있다. 젠장


현재 글을 쓰고 있는 이 행위 자체는 귀찮지가 않다. 내 본래 직업은 청소인데도 글쓰는 건 왜이리 흥미로울까? 글을 쓰고 있는 요즘에는 평소 내가 하고있었던 일과는 달리 내가 뭔가를 이뤄내고있다 라는 느낌을 받고있다. 


청소가 갑자기 하기 싫어질때마다 나는 키보드에 손을 맡긴다. 글을 쓰기로 결심했다. 일을 마치고 무기력한 상태로 집에 들어왔을때엔 '오늘은 피곤하니까 내일 써야지' 하고 넘겨보지만 이미 나는 열심히 두들기고 있다. 내가 하는 업보다도 더욱 뿌듯함을 느끼고 있지만 한편으로 두려운 감이 있다.


본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나만의 자유랍시고 청소업을 시작했지만 지금은 글 쓰는 것이 좋다. 결국 지금은 나만의 자유가 어떤 기준인지 애매모호 해진 것이다. 글을 쓰는 것인가? 청소를 하는 것인가? 누구에게나 지금 본래의 직업이 적성이 안맞을때가 있다. 나처럼 말이다. 오늘은 청소가 하기 싫지만 내일은 글 쓰는 것이 싫어질 수도 있다. 뭐 아직까진 글쓰는건 괜찮아.


오늘 하루 정말 아무것도 안한 것 같지만 한가지는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오늘은 내가 하고싶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루어낸 결과물과 함께 한층 더 발전한 것 같은 하루를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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