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의 책상이 있다는 것.
학생 신분일 때는 책상이 있는 것이 당연했지만
그 신분을 벗어나자 책상이 있다는 것은 더 이상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
대부분의 사무직은 회사 내에 자신의 책상을 가지고 있겠지만
공유오피스가 많아진 요즘 '나만의' 책상이 없을 수도 있고
'사무직'이 아닌 직업을 가졌다면 책상이 없는 업무환경에서 일하는 것이 당연할 수도 있다.
일의 영역을 떠나면
책상이 있는 것이 더 당연한 일이 아니게 된다.
가구라는 물성 안에서만 생각해 보면 책상은 식탁으로도 쉽게 대체할 수 있고
공간도 많이 차지하기에 참 가성비가 떨어지는 비효율적인 가구가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몇 년 동안 책상 없이 살던 내게
동생네가 이사를 하면서 안 쓰게 된 북유럽풍의 단정하고 단순한 이 책상을 줬을 때
마치 삶이 2차원에서 3차원으로 조금은 더 입체적으로 변하는 느낌을 받았다.
오랜만에 책상을 정리하고
여기에 앉아서 이 글을 쓰면서 책상의 쓸모에 대해, 그 비효율적이지만 아름다운 쓸모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