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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걀머리 Jun 0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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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걀머리-헛똑똑이”의 제안. 홍보글

안녕.


날씨가 너무 좋아. 눈부시게 맑은 날씨다. 미세 먼지가 없는 공기란 이런 것이구나. 예전에는 당연했을 이 맑음이 이제는 당연하지 않아. “맑음” 뒤에는 언제 되돌아올지 모르는 미세먼지가 도사리고 있어. 그 불안이 내게는 빨간색이야. 파란 하늘 뒤의 빨간 불안.


탄천을 따라 걸었어. 나무 그늘을 지나면 시원하고 햇빛 아래서는 못 견디게 뜨겁다. 왜가리 한 마리가 바닥 자갈이 보일 정도로 맑은 물 한가운데서 물고기를 기다리고 있었어.

자주 보는 모습이지만 볼 때마다 신기해. 우리는 이렇게 살아남으려고 종종거리는데 쟤들은 가만히 서 있음으로써 생존하지. 저 작은 머리통 안의 뇌는 오직 언제 물고기가 지나갈까, 그 생각뿐일까?


나도 매 순간에 딱 한 가지 생각만 할 수 있다면, 무슨 생각을 할까? 내 삶의 목적과 수단이 같아서, 오직 그 일만을 위해 가만히 선 채 시간을 보내게 될 그 한 가지가 뭘까?


구태여 의미 같은 걸 생각하지 않을 것 같아. 사랑, 용서, 나눔, 감사 이런 것도 생각하지 않을 것 같아. 이런 관념들에 빠지지 않을 것 같아. 그런 커다란 착각에 빠지지 않겠지.

그냥 흐르는 물과 반짝이는 햇빛을 지켜보다가 물고기를 낚아채겠지.

획!

우적우적 물고기를 먹고, 운이 좋으면 또,

휙!


왜 사람은 자꾸 의미를 생각할까? 다 관념일 뿐인 것 같은데.

왠지 알 것 같아. 우린 모두 죽기 싫기 때문이지. 죽음이 싫은 게 아니라, 죽기까지의 과정이 무섭지. 죽는 게 무서우니까 자꾸 진통제 같은 걸 만들어 낸 거지. 천국, 사랑, 이해…


근데 알지. 그거 다 뻥이야. 없으니만 못해. 그냥 숨만 쉬는 존재였다면 훨씬 쉬웠을 텐데. 왜가리처럼 집중해서, 물고기 잡는 것에 순간을 바치면 좋을 텐데.


너무 생각이 많아진 거. 말 따위가 생긴 거. 착각 위에 또 다른 착각이 쌓이고… 마치, 그, 현대의 금융제도랑 비슷한 거 같아. 원금을 굴려서 몇 배 몇백 배 몇만 배로 불어난 가상의 가치 위에 세워진 부유함. 실체와는 거리가 먼데, 말은 된단 말이지.


분명히, 우리에겐 맹점이 너무 많아. 보면서도 보지 못하고 안 보이는 데도 보이는 척하는 것들. 그래서 공부하자고 하고 싶어. 같이. 그리고 자기에게 보이는 걸 분명히 보고 자기 글을 쓰자고.


남의 글들에 속지 말고, 자기 글을 쓰자. 자기 눈을 벼리고. 생각을 내려놓고. 그러며러 또 배우고.


홍보글이라고 했지. 헤헷

달걀머리-헛똑똑이들의 공간에 놀러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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