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어 주는 동동이
꽃이 꽃에게 다치는 일이 없고
풀이 풀에게 다치는 일이 없고
나무가 나무에게 다치는 일이 없듯이
사람이 사람에게 다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꽃의 얼굴이 다르다 해서
잘난 체 아니하듯
나무의 자리가 다르다 해서
다투지 아니하듯
삶이 다르니 생각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니 행동이 다르고
행동이 다르니 사람이 다른 것을
그저 다른 뿐 결코 틀린 것은 아닐 테지
사람이 꽃을 꺾으면 꽃내음이 나고
사람이 풀을 뜯으면 풀내음이 나고
사람이 나무를 베면 나무 내음이 나는데
사람이 사람에게 상처를 입히면 사람내음이 날까
- 이 채 -
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꽃내음도 나고, 길거리에는 봄 설렘도 묻어나겠죠?
봄이 다가오면 옷장에 있는 겨울옷을 꺼내어 봅니다.
한파 속 따뜻한 품이 되었던
고마운 옷들과 작별인사를 할 때가 다가온 것입니다.
그동안 땀과 매연으로 쿡쿡한 냄새가 배어들었습니다.
옷 탈취제로 가려보려 해도 잘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겨울옷을 정리하여 세탁소에 맡기고
제가 좋아하는 다우니로 향을 덧입혀보았습니다.
옷에서 향기로운 내음이 풍깁니다.
아이들이 센터에 오기 전 인공적인 탈취제로
자신의 향을 지우고
세상의 향기를 뿌려 자신을 잊고 센터에 오곤 합니다
어쩌면 그것이 자신을 지키는 한 방법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아이들도 저마다의 향기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다양한 향이 섞여 잘 분간이 되진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아이들에게 있는 본래의 향이 납니다.
우울하고, 분노가 가득하다고 생각했던 아이도
해맑은 웃음과 풋풋한 사과꽃향이 납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인공적인 냄새로 자신을 치장하려고 합니다.
가끔씩 린스로 목욕한 듯 온몸에 린스 냄새가 나거나,
바디로션을 너무 많이 발라 로션 냄새가 가득한 것이
그 예가 될 것입니다.
오늘은 두 소녀가 한바탕 싸움을 벌였습니다.
그 싸움 뒤에 오는 불안과 긴장이라는 내음이 납니다.
선생님들은 그 내음에 머리가 아파오죠.
꽃이 꽃에게 다치는 일이 없고
풀이 풀에게 다치는 일이 없고
나무가 나무에게 다치는 일이 없듯이
사람이 사람에게 다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시인의 말처럼
사람이 사람에게 다치는 일이 이젠 없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