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이란 슬프다.
슬픈 이별이란 예고 없이 찾아온다.
바로 그날처럼.
아이들과 청소년 문화축제에 참여하게 되었다.
전국의 소년보호치료시설이 모두 모여 각 시설별로
공연을 보여주는 것이다.
댄스, 춤, 뮤지컬, 연극 등
아이들의 끼를 펼치고 서로에게 열광한 날이었다.
아이들은 오랜만의 외출에 즐거워하였고,
공연 간 이성(?)을 본다는 기쁨에 열광하였다.
아마 스트레스를 날리기에는 그만한 날이 없을 것이다.
행사가 끝나고 근사한 차이나 레스토랑에서
코스요리로 저녁식사도 하였다.
그때까지 즐거웠고, 행복했다.
시간은 어느새 저녁 9시.
이제는 센터로 돌아가야 될 시간이다.
돌아가는 길 버스 안은 조용했고,
다들 잠들었다.
아니 그렇다고 생각했다.
센터로 돌아와 버스에서 내리는 그 찰나의 순간
3명의 친구가 달리기 시작하였다.
무작정 달리는 그 친구들을 잡기 위해
나 또한 달렸다.
오랜만에 뛰어서 그런지 다리가 풀린 친구가
제일 먼저 잡혔다.
넘어지기까지 했으니,
아팠을 것이다.
나머지 두 친구를 보고 있는데
가슴이 쿵하였다.
8차선의 도로를 무단 횡단하여 질주하는 것이었다.
멀리서 질주하는 차들이 보였다.
큰일 날 뻔했지만
천만다행(?)으로 두 친구는 무사히 그 죽음의 길을 건너갔다.
한 친구는 숨었고,
또 다른 한 친구는 대로변에 세워진 차에
무작정 탔다.
그 친구는 울면서 출발해 달라고 사정을 했단다.
아이고.
그 운전자는 무슨 상황인가 했을 것이다.
웬 청소년이 울면서 도망쳐서 출발해달라고
이야기했으니 말이다.
다행히 나는 그 차를 세워 전후 사정을 이야기했다.
운전자는 나의 말만 듣고 친구는 데려가는 것이 불안해하여
경찰을 부르고 확인 절차를 거쳤다.
3명 중 2명의 친구를 잡았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한 친구는 어디 갔는지 보이지가 않았다.
이 밤에 추위에 떨어야 할 텐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 친구는 여명이 떠오르기 전
잡혀 다시 복귀하게 되었다.
입고 있던 옷은 어디에 버렸는지 전혀 다른 복장을 하고 있었다.
시간이 지난 후 아이들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버스에서 이미 탈출(?)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였다는 것이다.
문제는 2명의 친구가 계획하였는데
한 친구는 2명이 뛰니깐 자기도 순간적으로 뛰었다는 것이다.
이 아이들을 어쩌면 좋을까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추위에 떨며
난간에 서 있었다.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고양이를 주시하였다.
경계하는 듯하더니, 곧 이내 발근처에 와서 어슬렁 거린다.
말라 있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짠하여 편의점에서 소시지 몇 개를 사와
나누어 주었다.
아이들을 보면 고양이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함께 생활할 때는 괜찮아 보이지만
언제 어디서 예측 못할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 거 같지만,
세상을 향해 언제든 뛰쳐나가려 한다.
빛의 세계에 사는 사람은 어둠의 세계에 잘 모른다.
나도 그랬다. 이제는 조금 밤의 거리가 눈에 보인다.
아직도 밤의 어둠에서 떨고 있는 길냥이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면 좋겠다.
우리 아이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