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어 주는 동동이
문득 아름다운 것과 마주쳤을 때
지금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대는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그윽한 풍경이나
제대로 맛을 낸 음식 앞에서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사람
그사람은 정말 강하거나
아니면 진짜 외로운 사람이다
종소리는 더 멀리 내보내기 위하여
종은 더 아파야 한다
- 이 문 재 -
아동복지시설에서 주최하는 휴식 프로그램으로 생활복지사 선생님들이 자리를 비워 오전 동안 아이들과 함께 하였다. 아이들과 함께 한다는 것은 늘 즐겁지만 부담스럽다. 아이들의 끝없는 요구에 힘이 들기도 하고, 아이들과 함께 웃으며 진솔한 미소가 나오기도 한다.
요 며칠 현아(가명)때문에 속머리를 앓고 있다. 식사 거부는 일상이요, 하루 3번은 감정조절이 되지 않아 울고 불고, 온 몸에 피칠을 하기도 한다. 야단을 칠라치면 먼저 "내가 얼마나 힘든지 알아요?" "알지도 못하면서", "어른이라면서 때렸으면서" 등등 이건 뭐 거의 매일이 전쟁이다. 어쩌면 관심을 조금 접어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시스템상 그렇게 하지 못한다. 오늘은 현아가 생리 때문에 터졌다. 최근 생리를 시작한 현아가 생리 때문에 힘들다고 3시간 동안 울며 난리를 쳤다. 처음 겪는 생리에 고통도 많겠지만, 이를 어른들은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며, 자신만의 생각으로 해결해야 된다는 사고로 목소리를 점점 커져만 갔다.
여 선생님 두분이 이야기도 들어주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도 알려주었지만, 아무소용이 없다. 자신은 생리대가 까끌하여 움직이지도 못하겠으니, 탐폰(삽입식 생리대)를 사용하겠다고 고집을 부립니다. 규칙상 그것은 어렵다고 하니 감정이 상했는지 더욱 큰 소리와 욕설이 오갑니다. 아이구야.
그렇게 3시간 ~ 4시간이 지나 저녁먹을 시간이 너무 지나, 일단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올라가자고 하였습니다. 현아는 올라가는 동안도 울고, 화내고, 욕하며 그렇게 올라갔습니다. 일이 이렇게 되니 선생님들의 힘만으로는 될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아가 잘 따르는 언니들에게 다급히 부탁을 하였습니다. 현재 상황과 규칙을 선생님의 말로는 역부족하니, 언니들이 동생에게 잘 말해보라고 하였습니다.
현아는 언니들 앞에서 싱긋싱긋웃으며 우리가 본 현아가 맞는 지 싶을 정도로 해맑게 생활실로 그냥 올라갔습니다. 아무래도 또래의 이야기가 힘이 큰가봅니다. 근 일주일간 하루도 쉴새없이 감정을 쏟아붇는 우리 현아가 내일은 웃음만 짓는 하루가 되길 바래봅니다.
종소리는 더 멀리 내보내기 위하여 종은 더 아파야 한다고 하는 데 우리 선생님들은 더 사랑하기 위해 더 아파해야 되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