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그대만큼 나를 외롭게 한 이도 없었다.
이 생각을 하면 내가 꼭 울게 된다.
그대만큼 나를 정직하게 해준 이가 없었다
내 안을 비추는 그대는 제일로 영롱한 거울
그대의 깊이를 다 지나가면 글썽이는 눈매의 내가 있다
나의 시작이다
그대에게 편지를 쓴다
한 구절 쓰면 한 구절을 와서 읽는 그대
그래서 이 편지는 한 번도 부치지 않는다.
약 일년 전 제주에 왔다.
그리고 그때의 감정을 글로 끄적였다.
다시 보기 민망하여 다시 보지 않았으나, 살짝 들여다 본다.
부끄럽고, 부끄럽다.
글을 쓴다는 게 무엇일까, 고민해 본 적이 있다.
내 생각을 끄집어 내어 정리하고, 논리를 맞추어
생각을 전달 하는 수단이 글이라고 생각했다.
그 시절은 글 밖에 없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사진이 될수도, 춤이 될수도, 그림이 될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럼에도 글이 가장 쉽게 생각을 전하는 수단이라는 확신을 버리지 않았다.
지난 일년 간 글을 쓰지 않았다.
다시 말해 생각하기를 포기해버렸다.
여행의 핑계로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 본다.
하루가 다르게 내가 죽어 간다는 걸 느끼고 싶다.
(내가 죽을 병에 걸린건 아니다)
신체가 늙어 간다는 걸 우리 모두 수치로 느끼게 된다면
죽을 때 아쉬워하며 살진 않을 텐데..
나지막한 오름을 올랐는데
작년에도 이랬던 가 싶을 정도로 체력이 엉망이다.
아직 반도 올라가지 않았는 데 무슨 땀이 이렇게 흘린단 말인가.
그리고 왜 내 숨은 해녀의 숨비소리만큼 값있는 호흡이 되질 못하고
헐떡 거리고 내 모습에 속상했다.
얇은 오름 정상에 올라 주위를 둘러보았다.
구름에 가리워진 한라산과 금악오름, 비금도가 보였다.
살면서 어느 정도 지위의 올라갈지 모르나, 높은 자리는 아닐 것이다.
고개를 들면 그 보다 높은 사람들이 언제나 있을 테니깐.
제주에서 제일 높다는 한라산도 구름에 가리워져 내려 오고 있는 태양보다
아래에 있지 않는 가.
생각을 내 뱉는 연습을 조금 더 해야 겠다.
그리고 글을 쓰는 연습은 잊지 않고 실천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