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란 무엇일까
3월의 시작이다. 학교는 개강으로 분주하다. 거기에 더하여 학교 밖 센터도 분주해졌다.
학교 밖 청소년 센터는 3월과 7월이 바쁘다. 왜냐하면 검정고시를 치기 한 달 전 시간이기 때문이다.
2월에 접수를 마친 뒤 학교 밖 청소년들이 센터에 오기 시작했다. 전화를 아무리 해도 얼굴 한번 보이지 않던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센터에 와서 공부를 하기 시작한다. 스스로도 이렇게 있다간 고졸 학력장을 취득하지 못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나 보다.
약 3달간 못 본 친구가 있었다. 중학교 3학년 나이에 그 친구는 세 달 동안 무엇을 먹었는지 10cm가 커서 왔다. 아 아이들은 정말 잘 자라는구나. 놀랐다. 경이로운 성장 속도에 말을 잇지 못했다.
아이들은 금방 자란다. 몸도 금방 자라지만 마음도 금방 자라 버리고 만다. 내가 만난 A도 그랬다.
A는 어머니와 동생 2명과 함께 산다. A는 중학교를 졸업한 뒤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학교를 나왔다. 방황도 잠시 뿐 금방 엄마를 도와 생활비를 보태는 모습을 보인 A는 고졸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었다.
A는 오전에는 공부를 하고 오후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바쁜 나날들을 보냈다.
활짝 웃는 모습의 A는 봄꽃과 같은 화사함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A가 세상을 떠났다.
늦은 밤, 귀가 길에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응급실에 옮겨졌지만 며칠이 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A의 어머니는 오열했고 어린 동생들은 죽음이 무엇인지 잘 모르지만 누나를 볼 수 없다는 생각에 같이 울음을 터트렸다.
A의 가방에도 응시할 수 없었던 검정고시 수험표가 안에 있었다.
A에게 봄은 무엇이었을까?
새싹이 돋아나는 요즘이지만
A를 생각하면 봄은 야속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