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어 주는 동동이
건너편 풀이 더 푸른 이유가
그곳에 늘 비가 오기 때문이라면
언제나 나눠 주는 사람이
사실은 가진 것이 거의 없는 사람이라면
가장 환한 미소를 짓는 사람이
눈물 젖은 베개를 가지고 있고
당신이 아는 가장 용감한 사람이
사실은 두려움으로 마비된 사람이라면
세상은 외로운 사람으로 가득하지만
함께 있어서 보이지 않는 것이라면
자신은 진정한 안식처가 없으면서도
당신을 편안하게 해 주는 것이라면
어쩌면 그들의 풀이 더 푸르러 보이는 것은
그들이 그 색으로 칠했기 때문이라면
다만 기억하라 건너편에서는
당신의 풀이 더 푸르러 보인다는 것을
- 에린 한슨 -
30에 접어들며 하는 걱정 세가지가 있다.
첫째 빠지지 않는 뱃살이고
둘째 생기지 않는 여친이고
셋째 안주하려는 마음이다.
첫째, 둘째는 걱정은 되지만 고민이 되진 않는다. 제일 마음에 걸리는 것이 셋째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난 평범한 환경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가난, 질병, 마음의 상처를 가지고 살아왔고 이겨내기 위해 갖은 몸부림들을 치며 살아왔다. 노력하고 또 노력하라. 마음에 새기며 조금 덜 자고, 조금 일찍 일어나 공부하고, 알바하며 바쁘게 살아왔다.
그래서 난 무엇을 하든 내가 열심히 하면 변화가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환경탓을 하는 건 나약한 사람들이 하는 변명이라고 생각했다. 한때는.
사람은 보는 만큼 넓어지고, 경험해보는 만큼 깊어진다. 내가 서른이 되면서 알게 된 사실이다. 나만 힘든 삶을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너나 나나 우리 모두는 힘겨운 삶을 싸우고 버티며 살아오고 있다.
그래서 스스로 열심히하는 사람, 노력하는 사람, 성실한 사람, 착한 사람이라는 색을 덧입혀 살아간다. 페르소나와 같이 가면을 쓴 채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 하는 그런 삶 말이다.
주변 사람에게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호응 할 때 영혼이 없는 말을 한다고. 그럴 땐 아차 싶다. 무슨 AI기계처럼 "나 오늘 어때요?" 라는 질문이 던져지면, 그에 합당한 말을 찾아 이렇게 말한다. "예뻐요"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햇갈려 한다. 무엇이 진심인지 쉽게 판단이 서지 않기 때문.
가면이라는 건 사회생활을 할 때 중요한 요소이다. 그리고 어른이라면 갖추어야할 가장 기본이다. 그럼에도 우린 가끔 가면을 벗어 던지고, 자신과 마주해야 한다. 악한 마음, 부정적인 마음, 추악한 생각까지 나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실수 하지 않는다.
도로에선 안전거리가 있다. 앞차와 100m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라는 안전표지판이 나타난다.
난 삶에도 안전거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안전거리를 지키지 않으면 사고가 난다. 요즘 일어나고 있는 미투운동도 안전거리에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스스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나 자신과의 안전거리, 타인과의 안전거리, 유혹과의 안전거리, 이 모든 안전거리를 지켜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