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유년시절 교회에 가면 꿈의 사람 '요셉'에 대한 이야기를 듣곤 했다. 결론은 비전의 사람이 되라는 것이었다. 그땐 비전=직업 인줄 알았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국민학교 저학년 시절부터 꿈을 적어 교실 뒷편 초록색 게시판에 열매처럼 붙여 놓았다. 흐릿하게 기억나는 나의 장래희망은 경찰이었다.(그때 경찰과 도둑이라는 술래잡기가 유행이었는 데, 잘 뛰어다니면 경찰이 되는 줄 알았다). 그 이후로도 학교에서나 사회에서 '꿈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종종 받곤 했다.
나 자신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데, 꿈을 말해보라니.. 어려운 질문이고 쉽게 나올 수 없는 대답이었다. 지금은 MBTI로 자신을 대변한다지만, 그땐 자신을 대변할 수 있는 장치들이 거의 없었다. 기껏해야 혈액형 정도? (다행인지 모르지만 O형은 나쁜 피드백은 없었다)
지금으로 부터 약 8년 정도 전 서울에 있는 비영리재단에서 다소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늘 꿈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그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는 데, 꿈이 없는 것이 당연하다고 했다. 꿈이라는 것은 경험을 해보고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어야 하는 데, 아직 그것을 찾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땐, 머리에 괘종이 때에엥 치는 것 같았다. 가만 생각해보니, 내가 아직 경험도 못해본 것들이 너무나 많은 데 지금 내 꿈을 말해보라니!
꿈을 찾기 전에 먼저 '나다움'을 찾아야 한다. 솔직히 나다운 것도 알기 어렵다. 가만히 자신에게 질문해보자.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 가?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 가?
'나'는 왜 그 일을 하려고 하는 가? 등등
나를 찾는 다는 것은 끊임없는 자신과의 대화이고 고독이다. 타인과 대화를 통해 나를 찾을 수도 있으나, 그 후엔 나와의 대화는 필수다. 자신에게 문답(問答) 하다보면 나에 대한 윤각이 나온다. 처음부터 완성된 조각상이 아니라 내가 '나다움'이라는 조각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그런 순간들이 모여 나다움을 찾아갈 수 있다.
'나다움'을 찾은 사람들에 대한 정보를 찾고자 한다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시대이다. 그렇지만 그런 시대를 살아가기 때문에 '나'다운 것을 찾기 어려울 수 있다. 왜냐하면 좋아보이는 정보를 선택하여 그것이 '나'라고 착각하기 쉽기 때문이다.
내가 추천하는 방법은 경험이다. 직접경험이든, 간접경험이든 경험을 해보시라. 그 경험들이 축적되면 또 다른 길을 찾거나, 더 깊이 빠지게 될테니 말이다. 그래서 독서는 좋은 대안이다. 하지만 독서뿐인 경험은 뇌사상태의 경험일 뿐이다. 혹 학생이라서 그럴 시간이 없다고 생각된다면, 학교를 1년 중단하고 그 경험을 선택하라. 대학졸업 후 그 시간을 가지고 싶은가? 많은 청년들이 자신의 진로를 찾기 위해 1~2년을 방황한다. 만약 청소년기에 '나다움'을 찾는 다면, 아니 그 찾는 방법을 터득했다면, 자신에게 더 행복한 삶을 선물해줄 수 있다.
식상한 데미안의 명언을 인용해보겠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내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세상을 깨부수어야지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그것이 지지받든, 비난받든, 결국 내 삶을 살아가는 것은 나이다. 아직 늦지 않았으니, 나다운게 뭔지 그리고 내가 원하는 삶은 어떤 삶인지 고민하며 살아가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