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읽는 동동이
죽음을 목격한 적이 있나요? 살다 보면 어쩌면 한 번 정도는 있을 수 있겠죠. 가까운 가족일 수도 있고, 아무 연고 없는 사람일 수도 있겠죠. 죽음은 옹이처럼 평생 가슴 한 켠에 자리를 잡아 흔적을 남길 거예요. 쉬운 죽음이란 없죠.
사실 전 죽음에 익숙하지 않아요. 아니 죽음을 목격한 적도 없어요. 하지만 매일 죽음을 읽어요. 오늘 아침에도 3개 정도의 죽음을 읽었어요. '20대 음주운전으로 부부사망',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어린이 수백명 죽음', '혼자 사는 남편 반찬 챙겨준 아내 이혼 요구했다가 살해당해'.
맞아요. 전 읽었어요. 눈으로 보거나, 경험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런가, 죽음이 부담스럽진 않았어요. 세상은 언제나 죽음으로 가득 차있지만, 현실로 자각하진 않거든요.
가끔 진지하게 죽음을 생각할 때가 있어요. 사랑하는 가족이 많이 아플 때, 건강검진 이상소견을 받고 재검사를 하러 가야 될 때, 그럴 땐 죽음을 생각해요. 그런 생각이 지속되면 발아래, 내가 딛고 있는 땅 아래엔 수많은 죽음이 묻혀 있다는 걸 깨닫게 돼요. 맞아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죽음 위에 세워진 곳이에요.
그걸 망각하고 살기 때문에 우린 살아갈 수 있는 걸까요?
청소년, 청년 사망 원인 1위가 무엇인지 아세요? 교통사고나 질병사가 아닌 '자살'이에요.
어떤 아이들은 매일 죽음을 생각한데요. '이렇게 죽으면 편하진 않을까?', '괴로움이 끝나면 좋겠어', '나만 없어지면 모두 행복할까?' 많은 이유를 말하지만 잘 들어보면 '살려주세요'라는 말이에요.
비자살적 자해는 죽을 의도가 없는 자해를 뜻해요. 스트레스로, 회피수단으로 여러 이유로 자해를 하죠. 그런데 자살은 달라요. 욱 하는 감정으로, 한 순간 행동으로 삶이 끝나버려요.
사람을 살리는 사람들이 있어요.
당신이에요. 지금 당신은 사람을 살릴 수 있어요. 많은 사람은 아니지만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을 살릴 수 있어요. 당신의 따뜻한 말 한마디, 당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 타인을 위한 노력 등 그 행동 하나가 사람을 살리는 일이 될 수 있어요. 어거지 부리는 것 같나요?
"죽고 싶었는 데, 친구가 매일 카톡을 줘서 안 죽었어요.", "죽으려고 했는 데, 아는 쌤이 'OO아 힘내'라는 메시지에 포기했어요", "내가 죽으면 슬퍼할 거 같아서 그 사람 때문에 안 죽었어요"
죽음은 수많은 얼굴을 하고 있다는 걸 알아요. 시간을 정해서 오는 죽음도 있고, 갑작스러운 죽음도 있어요. 부주의로 인해 죽을 수도 있고,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사고나 사건으로 죽을 수도 있어요. 죽음을 예상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여요. 하지만 우리가 막을 수 있는 죽음도 분명 있을 거예요.
그래서, 한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하면 좋겠어요.
나도 당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