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당탕탕 학교 밖 이야기
“선생님 생각보다 시설이 조금 좁은 거 같네요”
신규 접수를 받다 보면 간혹 이런 이야기를 듣곤 합니다. 제가 생각해도 우리가 사용하는 공간은 협소하죠. 상담복지센터와 함께 사용하는 상담실을 제외하고 우리가 전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곳은 교육실뿐입니다. 비단 우리 센터뿐 아니라 많은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건물이 이러합니다. 물론 국가에서 공간지원사업을 통해 전용공간 개소를 해주곤 있지만, 턱없이 부족하기만 합니다.
저는 공간이 주는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공간은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적용되어 더 넓고 쾌적한 공간을 마련해주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매뉴얼에 따르면 150미터 제곱이상을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공간으로 지정하고 있죠. 그러나 실상은 상담복지센터와 사무실을 같이 쓰며 아이들이 왔을 때 편히 쉴 공간조차 부족한 형편입니다.
요즘은 자녀를 위한 방이 마련되어 있는 경우가 많죠. 온전히 자신만의 공간을 가지는 것과 내 공간이 없다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학교 밖 청소년들이 온전히 쓸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과 없다는 것은 천지 차이입니다. 한해 학교 밖 청소년 발생률은 전체 청소년 중 1% 정도라고 합니다. 말이 1%지, 제가 있는 곳은 한 해 500명 이상의 학교 밖 청소년이 발생합니다. 그렇지만 그들을 위한 시설은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뿐이고, 그 공간마저 충분치 못합니다. 사정이 이러하면 공공기관에서 이를 마련해 주면 좋을 텐데, 우선되는 사업들로 인해 늘 뒷전일 뿐입니다. (요즘 폐교되는 학교도 많은데 본 시설은 공간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한 영상에서 유현준 교수님은 학교와 교도소의 공간 시스템이 동일하다며 이제는 다른 공간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학교 밖 청소년에게 필요한 공간을 선물해주는 것은 우리의 역할일 것입니다. 핵일적인 공간이 아니라 개별성을 최대한 반영해 주어야겠죠.
개인적으로 도서관의 공간 변화를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책을 읽는 공간을 넘어 문화복합공간으로 변신한 도서관이야말로 21세기 공간으로 잘 대변해주고 있기 때문이죠. 저희가 있는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는 도서관 안에 상주하고 있기 때문에 학교 밖 청소년들이 좋아합니다. 왜 좋아하느냐고 물으신다면 도서관에 오는 청소년들은 낙인감을 해소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다른 센터의 경우, 왜 학생이 시간에 여기에 오느냐며 혼내는 주민들도 있다고 하니깐요.
생각은 공간을 부르고, 공간은 생각을 부른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린 어떤 공간을 학교 밖 청소년에게 선물해야 될까요? 답을 빨리 찾으면 좋겠습니다.